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초 공모형으로 판매 중인 미국 시니어론 펀드 4개 상품의 설정잔액은 25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처음 공모형 시니어론 펀드를 내놓으면서 2013년 말 100억원도 채 되지 않았던 펀드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성장한 것이다.
펀드업계 관계자는 “시니어론 펀드는 기관투자가들이 금리 변동 위험을 헤지할 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주로 사모 형태로 발행됐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8년 만에 미 금리 인상이 예견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나 공모형 상품도 인기를 끌게 됐다”고 말했다.
시니어론은 미국 투자비적격등급(투기등급) 기업들이 은행에서 빌린 변동금리담보대출을 말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기준 신용등급 BBB- 이하의 저신용 기업들이 채권을 발행하지 않고 대출로 자금을 조달할 때 이것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펀드와 성격이 비슷하지만 변동금리이고 담보가 있어 안정성 면에서는 앞선다. 또 시니어론 의미 그대로 상환 순위가 다른 신용대출·회사채 등에 비해 앞서 있어 부도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다.
미국 시니어론의 가격 지수 중 하나인 S&P 미국 레버리지론100지수는 최근 10년 동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금융위기까지 번진 2007~2009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6.52%를 기록했고 10년간 수익률도 연 5.07%를 거뒀다.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이 올해 4월 출시한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자투자신탁(대출채권)’에는 이달 3일까지 128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올해 해외 펀드 시장에서 단일 유형 펀드 중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셈이다.
시니어론의 수익원인 대출이자율은 리보금리(LIBOR)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된다. 투기등급 기업들은 가산금리가 높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일반 회사채에 비해 높다. 여기에 기준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리보금리가 상승하면 이자율도 함께 상승해 펀드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다른 채권과 달리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도 피할 수 있다.
자금 유입은 줄어들지 않고 있지만 섣부른 시니어론 투자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금리 수준이 바닥이고 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단기적인 수익은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 이들 펀드의 설정 후 약 6개월간 수익률은 1% 수준에 머무는 것도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
[석민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