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체 ELS 발행금액(1조5754억원) 가운데 원금보장형인 ELB(5124억원) 비중은 11월 들어 지난 7일 기준 32.5%로 9월 20.3%, 10월 21.0%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월별 ELB 발행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30%를 넘은 것이다. 발행건수 기준으로도 지난 9월 18.8%였던 ELB 비중은 10월 22.9%, 11월에는 23.7%로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기관이나 거액 자산가들이 주요 투자자인 사모 ELS는 이달 들어 ELB 발행액(4705억원)이 원금비보장형 ELS 발행액(4462억원)을 넘어섰다. 원금을 지키면서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이들의 투자 목표에 ELB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 때문에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87조5102억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전체 운용자산에서 6%가 넘는 5조3873억원이 ELB로 운용되고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시장 상황이 ELS 외에는 마땅히 투자할 대상이 없을 정도”라며 “특히 퇴직연금 투자자산으로 ELB가 많이 활용되면서 ELB 발행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코스피200 선물 운용을 토대로 자체 개발한 ‘웨이브 지수(Waveinvest102)’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사채(DLB) 상품을 지난 8월 말 출시해 약 두 달 만에 140억원가량을 판매했다. 원금보장이 되는 데다 7%가량 수익 추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SDS 공모주 청약으로 8조원이 넘는 막대한 청약증거금이 들어온 한국투자증권은 11일까지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8개월 만기 ELB를 판매한다. 이 상품은 최저 2% 만기 수익을 보장하고 운용 성과에 따라 최대 연 6% 수익을 노릴 수 있다.
그렇다면 ELB는 어떤 방식으로 원금보장이 가능할까. 일반적인 지수형 ELS는 자산 중 절반가량을 채권, 나머지를 주식 현물·선물·옵션 등에 투자해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반면 ELB는 자산 중 95%가량을 채권에 투자해 2년 만기 기준으로 약 4~5% 수익을 보장하고, 나머지 자산은 옵션을 활용해 초과 수익을 노린다. 옵션 투자에서 만약 4~5% 이상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를 중단해 원금을 지키는 구조다.
9월 이후 글로벌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원금비보장형 가운데서도 녹인(Knock-In·원금 손실 구간) 조건을 없앤 ‘노녹인(No-KI)’ ELS가 인기다. 발행 회차 기준으로 국내 주요 5개 증권사의 노녹인 ELS 비중은 지난 7월 17.7%에서 10월에는 23.0%까지 높아졌다. 신한금융투자는 노녹인 ELS 발행 비중이 8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용어 설명>
▷ ELB : 주가연계 파생결합사채(Equity Linked Bond)는 채권처럼 원금이 보장되는 주가연계증권(ELS)이다. 일반 ELS가 보통 36개월 만기인 반면 ELB는 18~24개월로 만기가 짧은 편이다. 수익률은 운용에 따라 최저 0~2%에서 최고 15~20%까지 가능하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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