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17일 열린 ‘은행의 채널·점포 효율화 방안’ 토론회에서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맞는 수익모델은 부재한 상황”이라며 “은행들이 다양한 채널 전략을 짤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채널 간 가격 차별화를 허용하고 실명확인 방식을 다양화하는 쪽으로 금융실명제법을 완화하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윤수 금융위 은행과장도 “금융혁신 차원에서 금융실명제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의 점포당 당기순이익은 2013년 말 기준 5억9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1.6% 감소했다. 카드 대란이 발생했던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 박사는 “점포당 수익은 감소하는데 판매관리비는 오히려 증가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반면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 거래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단순 거래와 조회 업무에 그쳐 수익 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뱅킹 자금 이체 일평균 금액은 2013년 3조3600억원으로 2007년보다 1.8배 증가했다. 스마트폰 방식의 모바일뱅킹 등록 고객은 2010년 260만명에서 2013년 3718만명으로 불과 3년 만에 14배 넘게 급증했다.
서 박사는 인터넷과 모바일 같은 비대면 채널에서도 금융상품 판매 기능을 강화해 수익성을 창출하는 한편, 오프라인 점포들이
이 같은 대책이 실현되려면 관련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 서 박사는 “국내 은행이 IT기술 발전에 맞춰 멀티 채널 전략을 수립하려면 채널 간 가격 차별이 필수이므로 가격 차별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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