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부진으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서도 실적 충격을 겪은 삼성전자에 대해 서울대 교수가 조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대 이제호 교수. 그는 18일 전략경영연구 최근호에 실린 '한국 스마트폰 관련기업이 승자로 남기 위한 조건'을 통해"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와 융합적 사고의 한계를 고려할 때 가장 승산이 있는 전략은 1990년대 인텔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가 언급한 인텔의 전략은 칩세트와 중앙처리장치(CPU)를 엮어 PC 아키텍처 전체의 진화를 주도한 것을 가리킨다.
삼성전자의 강점인 여러 핵심 부품으로 통합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다시 산업 표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바일D램, 플래시 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 핵심 부품을 각각 단품으로 공급하지 말고 패키지화 시키라는 의미다.
각각 단품으로 공급할 때 매출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다른 경쟁사들과 입찰 등을 통한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부품을 통합 시스템으로 제공 하면서 가격 할인을 해준다면 고객사의 경우 효율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의존도를 높일 수 있다.
이 교수는 또 통합 시스템의 아키텍처 진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인텔이 했던 방식으로 이를 통해 고객사들이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게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삼성전자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수월해지고 경쟁사들이 따라잡기 어려워 진다는게 그의 분석이다.
이 교수는 다만 삼성전자가 독자적인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을 개발하는 데는 다소 부정적이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용해 본 경험이 별로 없고 전략적 사고 역량에도 한계가 있다는 게 이유다.
특히 타이젠으로 애플의 iOS나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정면 승부를 펼친다면 승산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두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후발업체로 뛰어든다면 '악순환의 늪'에 빠진다는 것이다.
꼭 타이젠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싶다면 삼성전자가 8년째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한 TV 영역에서 도전할 것을 추천했다. 아직 이분야까지 영역을 넓히지 못한 틈새시장이기 때문.
또 엔터테인먼트 사업 전문성을 갖춘 사업자를 해당 업무 책임자로 앉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들 중 하나라도 충족할 자신이 없다면 과감히 플랫폼 전략을 포기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현재 삼성전자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다행히도 삼성전자는 최근 이교수의 조언과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듯 하다. 실제 이 교수가 지적한
한편 이 교수의 논문은 삼성전자 실적이 정점을 찍은 지난해 10월 작성돼 올해 전략경영연구 최근호에 실렸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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