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가 현대중공업 지분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증권사들도 KCC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KCC 실제 의도와 상관없이 단기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KCC 주가는 전날보다 0.78% 하락한 50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 마감 후 3000억원 상당의 현대중공업 주식을 매입하겠다고 공시하면서 자금난에 빠진 범현대가(家) 지원사격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의구심이 높아졌지만 장중 낙폭을 축소해 50만원 선을 가까스로 지켜냈다.
이날 여의도 증권가도 일제히 부정적인 기업분석 보고서를 쏟아내며 KCC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것을 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5개월 만에 75만원에서 68만원으로 10% 가까이 내렸다. 주가를 보수적으로 잡았던 키움증권도 71만5000원에서 65만원으로, 삼성증권 역시 70만5000원에서 67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여전히 ‘매수’를 유지했지만 당장 수급상 부담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KCC 지분 매입이 단순 투자 목적이거나 영업 시너지 효과를 위한 전략적 판단이 아니라 현대중공업 재원 마련을 돕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 자체가 주가에 부담 요인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하고 있는 KCC 지분 3.77%까지 매물로 나오면 또다시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지난 19일 삼호중공업이 KCC 지분 7.36%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팔아 현금 4368억원을 취득한 뒤 연달아 나온 공시라는 점이 우려를 증폭시켰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도료 부문 매출액과 이익 성장률이 낮아진 가운데 지분 매입까지 고려하면
그러나 목표가를 내리면서도 지분 매입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반등을 기대하고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일 수도 있는 만큼 매도 주체가 파악되기 전까지는 KCC 의도를 단정짓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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