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드리언 모왓 JP모건 아시아·신흥시장 수석전략가(사진)는 지난 21일 매일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고령화가 한국 주식시장을 활성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화가 진행되면 노동인구가 감소하면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저축이 가장 많은 시기인 40~50대 비중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이들의 노후 대비를 위한 투자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다는 지적이다. 모왓 전략가는 “지금 한국은 금리가 낮고 부동산시장이 침체돼 돈이 증시로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런 상황에도 증시가 침체된 것은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 특히 배당이 지나치게 낮은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년층의 여유자금을 증시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주식을 사는 게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것에 비해 은퇴준비에 유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모범 사례로 호주를 지목했다. 호주의 경우 기업이 이익 증감에 상관없이 매년 일정한 수준의 배당을 지급해 배당 수익률도 6%에 달할 정도로 높다는 지적이다. 그는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채 10이 안 되는 반면 호주는 15가 넘는다”며 “이는 한국이 배당 정책만 선진화해도 코스피가 당장 50%는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모왓 전략가는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예상했다. 그는 “전문가들조차 미국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출을 줄이고 있는 유럽 은행들과 달리 미국 은행들은 대출을 전년 대비 6% 이상 늘리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출이 늘어난다는 것은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가계가 소비를 늘리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한국 전망을 ‘중립’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목표 수익률을 ‘10%’로 제시했다. 기업 이익이 여전히 과다 추정돼 있고 IT·중공업 등 주력 산업에서 중국과의 힘겨운 경쟁이 계속되는 등 여건은 좋지 않지만, 밸류에이션이 이미 바닥에 근접해 더 이상 추가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유망 분야로는 은행 업종을 꼽았다. 저금리로 마진이 줄어들겠지만 대출 증가로 인
모왓 전략가는 내년 신흥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국가로 ‘IIT(인도, 인도네시아, 태국)’를 꼽았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인플레이션 진정과 통화가치 안정이, 태국은 대규모 공공투자가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지적이다.
[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