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장세에선 믿을 만한 종목이 별로 없다. 그나마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가진 소비·금융 등 내수종목이 유망하다.”(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내년도 증시 전망이 온통 잿빛이다. 엔저와 기업실적 부진 등 국내 증시를 짓누르던 악재가 내년에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다고 본다. 대부분 증권사는 내년 코스피 예상밴드를 ‘1850~2200’의 박스권으로 잡았다. 그나마도 실적이 기대되는 종목은 금융·내수 업종과 저평가된 IT·건설 일부 종목에 그친다.
21일 매일경제가 삼성증권 KDB대우증권 신한금융투자 현대증권 등 4개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2015년 전망 보고서들을 보니 주요 증권사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업종은 소비 관련주였다.
아모레퍼시픽(삼성증권·KDB대우증권)과 CJ제일제당(신한금융투자·KDB대우증권), 호텔신라(신한금융투자·KDB대우증권) 등이 증권사 2곳의 선택을 받았다.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내수주가 박스권 장세에도 안정적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종목 말고는 주목할 게 없다”고 말했다.
은행·건설 등 내수주도 추천했다. 하지만 4개 증권사가 추천한 종목이 대부분 겹치지 않아 차별화 장세의 특징을 확실히 보여줬다. 건설 업종에선 삼성물산이 2곳(신한금융투자·현대증권)에서 추천을 받았고, 금융 업종에선 삼성화재와 KB금융, 우리투자증권 등이 각각 한 표씩 받았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금융과 건설 업종은 내수 활성화 정책 기대가 유효하고, 견조한 실적흐름도 기대된다”며 “다만 종목마다 실적 회복속도가 달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IT 일부 종목도 증권사들로부터 내년의 유망 업종으로 꼽혔다. 현재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라 증시가 기술적 반등을 시도할 때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거시경제 지표가 방향성을 잃었기 때문에 매력도가 높은 업종 자체를 고르기 어렵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가 3년 동안 이어온 박스권(1850~2100)을 탈출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기업 실적 개선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김학균 팀장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러시아, 브라질의 국가부도 가능성이 높아져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엔화 약세가 달러 강세 가속화로 이어져 신흥국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중 증시가 저점을 찍는 시기는 2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2분기에 미국 금리 인상이 현실화하
[손동우 기자 / 장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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