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20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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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해 들어 두 번째다. LG전자는 주로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사례가 많다. 회사채 시장 '큰 손' 발행사로 통하는 LG전자가 사모 회사채 발행 규모를 늘리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20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8일 총 1000억원 규모로 14년 만기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우리투자증권이 주간사를 맡아 투자자를 모집했다.
LG전자는 주로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활발히 조달해 왔다. 지난 2010년 이후부터 총 3조99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 중 공모 회사채 규모가 3조2900억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LG전자는 1조3000억원 규모 회사채 중 1조1000억원억원을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했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회사채 발행 실적을 보면 사모 회사채는 지난해 2월과 5월 5000억원이 전부다.
사모 회사채는 기업과 소수 투자자간 계약에 의해 발행되는 채권이다. 사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회사는 금융감독 당국에 증권신고서(회사채 신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어 간단한 절차를 통해 채권발행이 가능하다. 경쟁 입찰 방식으로 금리가 정해지는 공모 회사채보다는 발행금리(조달비용)는 높은 편이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계약을 통해 원하는 만큼 발행이 가능하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공모 회사채처럼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원하는 물량만큼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LG전자 회사채는 시장서 인기 많은 채권으로 통한다. LG라는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으로 안정적인데다, 동일 신용등급 'AA급' 가운데서도 후한 금리를 쳐주는 회사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같은 저금리 상황이라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도 충분히 유리한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이 가능하다.
이같은 조달 환경 속에서도 LG전자가 공모 회사채 대신 사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공모채 보다 사모채 발행이 실익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행한 14년물 사모채 금리는 3.794%다. 앞서 지난해 발행한 10년물 사모채 금리는 3.68%를 보였다. 이번 사모 회사채는 만기가 4년 이상 길지만 금리 차이는 0.1%포인트였다. 사실상 지난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LG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초장기 장기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고, 기관 입장에서는 수요예측을 쫓아다닐 필요 없이 안정적으로 장기 회사채를 조달할 수 있다. 기업과 기관 니즈(Needs)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최근 일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사모 회사채를 장기물로 발행하는 사례가 관측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달 1000억원 규모 7년 만기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호텔롯데 SK인천석유화학 등도 대규모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회사채 신용등급이 'A급'인 (주)한화는 지난달 초 1500억원 규모 3년 만기 사모 회사채를 3.333%에 발행했다. 발행일 당시 A급 회사채 평균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 3사 평균금리) 3.201%보다 높다. 그러나 공모 회사채 발행시 발생하는 인수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사모 회사채가 공모 회사채보다 조달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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