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25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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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 A급을 잡아라'
연말을 앞두고 회사채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 A급 회사채 확보 경쟁이 거세다. 최근 회사채 시장에서는 AA급 보다 A급 회사채 쪽으로 수요가 더 쏠리는 모양새다.
25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이달 신용등급 A급(A-급, A급, A+급) 회사채 평균 입찰 경쟁률(유효경쟁률)은 2.5대 1 수준을 보였다. 하반기 들어 A급 회사채가 기록한 입찰 경쟁률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지난해 '동양 사태' 이후 A급 회사채들은 시장에서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해 11월과 12월 A급 회사채 경쟁률은 각각 0.6대1, 0.7대1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A급 회사채를 둘러싼 분위기는 올해 들어 180도 바뀐 셈이다.
A급 회사채 경쟁률이 AA급 회사채를 역전한 것은 최근 기록적인 저금리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기관들이 올 한 해 동안 공격적으로 AA급 이상 우량채를 담아왔는데, 최근 금리 하락세 등으로 채권 포트폴리오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위험이 높더라도 금리가 높은 A급 회사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관들은 A급 가운데서도 현금 창출력이 뛰어난 내수 기업이나 시장 점유율이 높은 알짜 기업에 뭉칫돈을 청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약 경쟁률이 워낙 높다 보니 최근 일부 A급 회사채 금리는 회사가 제시한 공모 희망금리 하단 아래에서 결정되기도 한다. 회사채가 공모 희망금리 하단 아래에서 발행금리가 결정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지난 20일 신용등급 'A-급'인 휴비스는 3년물 400억원, 5년물 2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3년물이 2.994%와 5년물이 3.845%를 기록했다.
회사가 제시한 공모 희망금리는 하단은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 3사 평균금리)보다 27bp(0.25%포인트)였으나 입찰 수요가 몰리면서 하단 대비 3년물은 49bp(0.49%포인트), 5년물은 32bp(0.32%포인트) 낮게 발행됐다. 공모 희망금리보다 낮게 발행될 수록 입찰 경쟁이 치열했다는 의미다.
신용등급 'A+급'인 LG이노텍도 앞서 이달 초 3년물 300억원, 5년물 7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공모 희망금리 하단으로 민평금리보다 28bp(0.28%포인트) 낮은 금리를 제시했으나 수요예측 결과 3년물은 41bp(0.41%포인트), 5년물은 32bp(0.32%포인트) 낮은 금리로 발행됐다.
이외에도 최근 율촌화학, 폭스바겐파이낸셜 LS네트웍스, 대웅제약 등도 공모 희망금리 하단 아래에서 회사채 발행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하반기 이후 AA급 이상 회사채 가운데서 공모 희망금리 아래 금리를 기록한 것은 지난 9월 말 발행된 LG유플러스 7년물(1000억원)이 유일하다.
현대오일뱅크, 지역난방공사 롯데칠성, CJ CGV등 AA급 회사채들 역시 수요예측에 성공했지만 공모희망금리 하단에서 발행된 채권은 많지 않다.
최근에는 신용등급 AA급인 보령엘엔지(LNG)터미널이 시장 예상과 달리 미달 기록을 냈다. 최근 2000억원 규모 7년 만기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청약금이 1900억원에 그쳤다. 보령LNG터미널은 GS에너지와 SK E&S 등 대기업이 합작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으로 수요예측에서 무난히 모집액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발행 금리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해 흥행에 실패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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