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판매사인 해태제과와 모회사 크라운제과의 실적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태제과가 허니버터칩으로 1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높은 원가와 관계사 이익 분배로 인해 실제 수익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허니버터칩은 입소문을 타며 출시 100일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10~11월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전체 스낵 판매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제품 품귀현상이 심화되면서 중고장터에서는 판매가격의 3배가 넘는 5000원에 과자가 매매됐다. 해태제과가 이번 성공을 바탕으로 미뤄온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해태제과의 전체 매출액 대비 허니버터칩의 매출이 소규모인데다, 제조원과 판매처가 별개이기 때문에 실제로 '손에 쥐는' 영업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해태제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20억원이고 영업이익률은 4.6% 수준이다. 100억원어치를 팔았을 때 남는 돈은 4억6000만원에 불과하다. 허니버터칩이 잘 팔리고 있지만 아직 전체 매출액 대비 큰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다.
또 해태제과는 판매처일 뿐 제조사는 해태가루비다. 해태가루비는 해태제과와 일본 가루비가 지난 2011년 합작투자계약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다. 가루비의 라이센스 제품을 제조, 판매할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허니버터칩을 만들고 있는 문막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해태제과와 가루비는 이 회사에 대해 50대 50의 지분을 갖고 있다.
회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마케팅 비용은 아꼈지만, 판매이익은 결국 일본 가루비와 일정 부분 나눠야한다. 회사 측은 가루비가 가져가는 이익분에 대해선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허니버터칩은 가루비의 일본 제품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개발에 착수했지만, 해태제과가 개발을 추진한 만큼 로열티는 지불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태제과의 지분을 66.6% 보유하고 있는 크라운제과도 투자 매력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 자회사의 대박 상품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달 초 17만원선이었던 주가는 수직상승해 지난 24일 29만2000원까지 찍었다.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27일엔 24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지만, 월초 대비 40% 이상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회사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0%, 전분기 대비 17.66% 줄어든 79억원을 기록해,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
업계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은 굉장히 짧은 시간 동안 대단한 기록을 내놨다"면서도 "스테디셀러로 인정하려면 매출과 수익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좀 더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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