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1일(11:1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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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매각주관사로 선정된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산업은행M&A실-법무법인 태평양'컨소시엄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이런저런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모아진다. 금호산업의 유력 인수후보인 박 회장과 매각주관사 단과의 인연으로 향후 매각 작업이 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 매각주관사 선정에 단독 응찰한 CS증권 컨소시엄이 최근 매각주관사로 최종 확정됐다. 이번 매각주관사단의 가장 큰 특징은 박삼구 회장 측과 이런저런 인연을 맺어온 기관들이라는 점이다.
우선 CS증권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한통운 인수 및 매각 자문, 대우건설 매각 자문, 박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지분 블록딜 업무를 맡았던 이경인 상무가 포진해있다. 이 상무는 2004년 삼일PwC에 입사한 이후 맥쿼리증권, 리먼브러더스증권을 거친 뒤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했다.
이처럼 이 상무는 IB 뱅커로 박 회장과 끈끈한 인연을 맺어온 사이다. 금호그룹 워크아웃의 단초가 된 대한통운 인수 자문을 맡았지만, 이후에도 계속 금호그룹과 관련된 딜 자문업무를 맡아온 점을 보면 그에 대한 박 회장의 신뢰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산업은행M&A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고속 인수주관 업무를 맡고 있다. 현재 IBKS 케이스톤 사모펀드가 소유하고 있는 금호고속은 향후 매각일정이 유동적인 상황인데,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워크아웃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에게 경영권을 부여하며, 현재까지 2인3각의 호흡을 맞춰온 '애증의 관계'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인 한대우 전 산업은행 부행장도 과거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박 회장과 접촉이 잦았던 인사다. 한 고문은 2009년 금호그룹 유동성 위기 당시 대우건설 매각 작업에 간여하는 등, 금호그룹의 워크아웃 전까지 산업은행의 금호 관련 업무를 지휘했다.
이처럼 최근 10여간 금호그룹의 영욕의 시절 동안 주채권은행의 담당자로, 매각·인수 자문 IB뱅커로 박 회장과 이런 저런 인연을 맺었던 인사들이 포진한 기관들로 매각자문단이 꾸려지면서 내년 초 개시될 예정인 금호산업 매각작업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현재 보유 중인 57.5%에 대한 매각공고를 내년 1월 낼 예정인데, 박 회장 측이 이중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유력한 인수후보자와 매각주관사들 간 상호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매각작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채권단의 자금회수 작업이 보다 수월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다만 박 회장과 갈등을 빚었던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에서 입찰에 참여할 경우 괜한 공정성 논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 재계에선 박찬구 회장이 여전히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해 관심이 크다는 얘기가 많다. 그는 그동안 형 박삼구 회장이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에서 과한 욕심을 부려 금호그룹이 망가졌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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