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미처분이익 20% 감소

올해 기업 실적이 나빠지면서 국내 10대 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이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처분 이익금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잉여금에서 법정적립금 등을 처분하고 남은 돈이다. 대개 현금 배당이나 연구개발비 등으로 사용하는 자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정부가 주주배당 확대 정책을 펴온 만큼 기업들이 미처분 이익금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배당 확대에 나설지 지켜보고 있다.
7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자산 상위 10대 그룹 소속 상장사의 미처분 이익금을 집계한 결과 지난 9월 말 기준 73조7600억원으로 지난해 말(91조8300억원)보다 18조700억원(19.7%) 감소했다. 10대 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이 80조원 아래로 주저앉은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10대 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은 2011년 98조7200억원으로 급증한 후 매년 90조원 안팎 수준을 유지해 왔다.
금융투자업계는 기업의 미처분 이익금이 급감한 만큼 올해 주주 배당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작년 10대 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7.6%(6조9800억원)로 2010년 이후 계속 7%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만일 올해도 이 비율이 유지된다면 10대 그룹의 배당금은 5조1000억~5조2000억원 수준에 그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진 등 7개 그룹의 미처분 이익금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SK·GS·한화 등 3개 그룹만 작년보다 늘었다.
[손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