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둔 진단시약 및 혈액백 전문기업 녹십자MS(녹십자엠에스)의 길원섭(59·사진) 대표는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2년 중반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가 철회한 뒤 두 번째 도전인 만큼 회사는 오히려 그간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 9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 인플루엔자 다중진단 시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과 B형은 물론, H1과 H3 네 가지 종류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가 실시간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기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 확진에 소요되는 기간이 3일~4일이었던 것과 달리 10분 내외면 가능하다.
길 대표는 "현장에서 바로 진단이 가능한 인플루엔자 다중진단 시약 개발은 녹십자MS가 세계 최초로 이뤄낸 성과"라며 "리얼타임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검사비용 역시 기존의 10분의 1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기존과 달리 바이러스와 진단 키트 등의 운반비용, 인건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어 "국내에는 4가지 바이러스에 적용된 제품이 출시됐으나, 이달 중 조류독감 바이러스로 불리는 H5까지 추가된 5밴드 수출용 허가서가 나올 것"이라며 내년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아랍헬스 2015'에 참석해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이로써 올해 3분기까지 약 16%에 불과했던 수출 비중은 내년부터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마약 6종 진단키트가 발매되고 성병 및 급성·만성 백혈병 진단시약의 개발 완료도 앞두고 있다.
길 대표는 "혈액백은 지금 충분히 역량을 나타내고 있으나 진단시약의 경우 회사의 역량에 비해 매출이 적은 편"이라며 "상장 이후 진단시약 부문을 더 투자해 수출을 장려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기존 혈액백 사업도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투자할 생각이다. 길 대표의 '혈액백 사업'에 대한 애정도 각별한 편이다. 1982년 녹십자에 사원으로 입사해 '현장 출신 경영자'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도 혈액백의 성장과 궤를 함께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적십자사, 한마음혈액원 등의 안정적인 거래처에서 나오는 매출을 유지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사업인 백혈구 제거 필터부착 혈액백 사업을 더욱 확장할 생각이다. 백혈구 제거 필터부착 혈액백은 수혈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감염 위험을 감소시킨 제품이다. 또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혈액백의 생산 및 제조, 판매까지 가능한 전체 설비를 갖춘 것도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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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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