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4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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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인 삼라마이더스(SM) 그룹과 중동, 싱가포르 자본이 참여한 쌍용건설 인수전에 국내 철스크랩 생산업체가 도전장을 내밀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 인수적격후보(숏리스트) 4곳 중 SM그룹과 두바이투자청(ICD) 이외에 나머지 두 곳은 국내 코스닥 상장업체인 스틸앤리소시즈와 싱가포르계 사모펀드로 알려졌다. 쌍용건설 매각주간사 우리투자증권과 예일회계법인은 오는 12일 예비실사를 끝마치고 이르면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표면적으로 이번 숏리스트는 국내 전략적투자자(SI) 2곳과 해외 재무적투자자(FI) 2곳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중소형 기업인 스틸앤리소시즈가 미국 투자회사의 힘을 빌릴 예정이라 사실상 해외 자본 3곳이 쌍용건설에 눈독을 들이는 형국이다.
스틸앤리소시즈는 오래 전부터 건설사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으나 3000억원 안팎에 달하는 쌍용건설 인수대금 조달 여부가 불투명했다. 스틸앤리소시즈의 시가총액은 900억원, 올 3분기 기준 현금성자산은 5억원이 채 안된다.
이에 스틸앤리소시즈가 선택한 방법은 해외자본 유치다. 지난 10월 말 미국계 펀드인 시스랩(Sysrap Fund LCC)으로부터 4억달러(4237억원) 규모의 펀딩을 받기로 한 것. 현재 발행주식총수가 7100만여주인 스틸앤리소시즈가 시스랩펀드를 대상으로 해당 금액에 해당하는 증자를 진행할 경우 신주 3억9000만여주를 발행해야 한다. 총 주식수 가운데 85%에 달하는 지분을 시스랩펀드가 인수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순손실을 기록한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이유를 설명하기가 어렵다"며 "스틸앤리소시즈를 껍데기로 해외자본이 유입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미국 뉴욕주에 설립된 투자회사라는 것 외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다시 말해 스틸앤리소시즈는 자금조달 주체나 인수목적이 타후보들에 비해 명확하지 않다. 자산운용규모 70조원의 ICD는 중동지역 원유투자와 대규모 공사 발주에 참여하고 있고, 싱가포르 사모펀드 역시 과거 쌍용건설이 자국에서 보여준 호텔 등 시공능력을 높이 평가해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스틸앤리소시즈의 인수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는 평가다. 이미 6차례나 매각에 실패한 쌍용건설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새주인을 찾아 채권 변제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국내, 동종업체로의 피인수를 고집하던 쌍용건설 내부 임직원들의 태도도 바뀌었다"며"해외를 중심로 한 영업력은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후보의 자금력만 보장된다면 어떻게든 매각을 성사시키자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스틸앤리소시즈는 거래소의 쌍용건설 인수 추진을 검토중이라고 답했다. 이날 스틸앤리소시즈 주가는 전일 대비 105원(7.87%) 오른 1440원으로 마쳤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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