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10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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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 대열에 합류했다. 국책은행으로서는 IBK기업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내년 1월 정책금융공사(정금공)와 통합을 앞두고 자본확충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10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총 7000억원에 달하는 코코본드 발행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코코본드 만기는 10년(후순위채형)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10월 초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정관을 개정해 코코본드 발행 근거를 마련했다. 정관 개정 직후부터 발행 작업을 진행해 왔다. 산업은행은 코코본드 발행을 연내까지 마무리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코본드는 특정한 조건(부실금융기관 지정)이 발생하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조건이 붙어 있는 채권이다. 코코본드는 '채권(부채)'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 도입된 '바젤Ⅲ'에서는 은행들이 발행했던 후순위채를 자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코코본드는 후순위채를 대체할 신종 채권이다.
산업은행이 서둘러 코코본드를 발행하는 것은 정금공과 통합 후 은행건전성 비율(BIS)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정책금융을 지원해온 정금공과 통합하면 산업은행 BIS 비율이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통합 전에 서둘러 자본을 확충해 장부상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현재 산업은행 국제결제은행(BIS)비율은 국내 주요 은행지주사와 비교해도 높은 편은 아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월말 기준 산업은행 BIS비율(총 자본비율 기준)은 13.58%다. 지난 6월 말 대비 소폭 올랐지만 전체 금융권 평균 13.90%를 밑도는 수준이다.
산업은행 코코본드 신용등급은 AA+급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코코본드 신용등급은 발행사 신용등급보다 2~3단계 낮지만, 산업은행 코코본드는 국책은행 지위 덕분에 기존 회사채 신용등급(AAA)대비 한 단계 낮은 등급을 받았다.
코코본드 가운데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받았지만 총 7000억원 규모 물량을 사줄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감독당국이 보험사들에게 코코본드 투자시 위험기준을 높게 적용하도록 요구하면서 채권시장 주요 투자자인 보험사들이 코코본드에 투자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4대 시중은행 중 하나인 우리은행도 2000억원 규모 코코본드 발행을 시도했지만 보험사들이 청약 의사를 철회하면서 미달 기록을 냈다.
IB업계 관계자는 " 보험사들 코코본드 회계처리 문제가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데다, 연말을 앞두고 보험사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활동을 마감하고 있어 7000억원 규모 투자금을 집행할 투자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코본드는 크게 10년 만기 후순위채에 상각 조건을 붙인 '후순위채형'과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영구채)에 상각 조건을 붙인 '신종자본증권형' 등 2가지 형태다.
신종자본증권형은 만기가 길고 위험이 높지만 금리도 높은 고위험 투자상품이다. 반대로 후순위채형은 만기가 짧고 위험이 낮은 대신 금리도 상대적으로 낮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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