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CC는 보유 중인 제일모직 지분 2125만주(17%) 중 750만주를 구주 매출 방식으로 매각해 총 3975억원의 현금을 취득할 예정이다. 2012년 1월 주당 3만6000원에 제일모직 전신인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취득한 것을 감안하면 주당 1만7000원의 차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3년이 안 돼 5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달성한 것이다. 구주 매출로 거둬들이는 매각 차익만 1275억원에 달한다. 투자수익은 제일모직 상장 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제일모직 주식을 여전히 1375만주(10.2%)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가 기준으로 2337억원의 평가차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둔 상황. 상장 이후 제일모직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평가차익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모직 주가가 현재 10만원 안팎인 장외시장 시세에 수렴할 경우 평가차익은 65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향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환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든 제일모직의 기업가치 상승이 필수적이고, KCC가 보유 중인 제일모직 잔여지분이 향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전자 등 그룹 핵심기업 지분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KCC의 주가 흐름은 본업 가치와 함께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산 가치에 따라 좌우돼 왔다”며 “제일모직 상장 이후 주가 상승이 투자자산 가치에 반영되면 KCC 주가도 긍정적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KCC의 주식투자에 대해 호평하는 또 다른 이유는 본업과의 시너지 창출이다. KCC가 투자하는 기업들은 잘 아는 기업일 뿐만 아니라, ‘주요 매출처’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은 현대차와 더불어 KCC 도료 부문 최대 고객이다. KCC는 2011년 말 제일모직 지분 17%를 취득하면서 거래가 없던 삼성그룹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2012년부터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등에 건자재를 본격 납품하기 시작했다. 현재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더불어 KCC의 주요 건자재 고객 중 하나다. KCC는 무조건 장기보유가 아니라 상황이 달라지면 과감히 매도해 수익을 실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KCC
[노현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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