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12일(14:2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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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렌탈 인수전에 참여한 SK그룹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수감 중인 오너의 가석방 여부가 최대 현안인 가운데,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요구가 계속되고 있는 렌터카 분야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게 자칫 SK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분 100%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 KT렌탈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SK네트웍스와 한국타이어, 효성, 롯데, SFA, 오릭스,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9곳이 선정된 상태다. 이들 인수후보자는 이달초부터 7주간 일정으로 예비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렌터카 업계 4위인 SK네트웍스는 그동안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됐다. 인수후보군 중 유일하게 렌터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다, 막강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K그룹 내부에선 이번 딜 참여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SK그룹 최대 현안은 오너의 가석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후보로 거론됐던 렌터카 업종 사업 확장을 위해 SK그룹이 적극적으로 뛰는 모습이 과연 정부와 여론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겠냐는 내부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진행되는 인수·합병(M&A) 딜 중 가장 경쟁이 치열한 KT렌탈 인수전에서 SK그룹이 중소기업과 상생협력 취지로 인수의사 포기 선언을 하거나 본입찰 때 경쟁후보들에 비해 적은 액수의 입찰가를 제시해 자연스럽게 이번 딜에서 빠져나오는 게, 적어도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지 않겠냐는 얘기다.
하지만 상황은 간단치 않다. 사실상 공기업 성격이 강한 KT의 계열사 매각에 SK가 적극적으로 호응하는게 오히려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를 10조원이 넘는 가격에 매입하면서 대기업 자금이 공적영역으로 흘러들어갔던 것과 유사한 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SK그룹은 공식적으로 회사 경영활동과 오너의 가석방을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SK 관계자는 "계열사의 M&A 추진은 경영진의 자체적인 판단에서 진행되는 일일 뿐"이라며 "적정가격에 인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선을 그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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