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실패 후 갈 곳 잃은 부동자금 유치를 위해 특판 상품을 일제히 내놓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증거금만 9조원 이상이 몰렸던 삼성증권은 제일모직 청약금 환불일인 지난 15일에 맞춰 특판 주가연계증권(ELS) 2종을 선보였다. 오는 18일까지 한정 판매되는 이번 상품은 연 최대 10.3%의 수익을 낼수 있도록 설계했다.
아울러 ELS와 채권 등 금융상품의 가입액만큼 매수할 수 있는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도 함께 판매해 신규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일모직 공모주 대표 주관사였던 대우증권은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사채(ELB)로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고있다. 공모주 투자자들의 성향이 대체로 보수적인 점을 감안, 원금보장형으로 투자의 안전성을 높였다.
특히 이번 특판 상품은 3개월(96일) 만기 상품이어서 단기로 자금을 굴리려는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고 대우증권 측은 설명했다. 수익은 만기평가 가격에 따라 연 최대 3.27%를 지급한다. 1000억원 한도로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한정 판매할 예정이다.
키움증권도 4개월 만기인 ELB를 특판 형태로 내놓았다. 기초자산이 코스피200지수로, 단기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곳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는 게 키움증권 측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오는 19일까지 다양한 수익구조를 지닌 ELS 11종을 판매한다. 대표적으로'ELS10067호'의 경우 조기상환 지수를 80%로 대폭 낮춰 안전성을 강화했다. 만기는 3년이며 코스피200,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유로스톡스50(EUROSTOXX50)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증권사들이 연말을 맞아 서둘러 특판 상품을 내놓은 이유는 제일모직 공모 청약 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30조원 가량의 부동자금을 빨아들인 제일모직 청약에서 주식을 배정받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되돌아가는 돈은
대우증권 관계자는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 역대 최대치의 자금이 몰린 만큼 청약금 환불 후 신규 고객들을 많이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공모주 투자자의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고려한 다양한 상품으로 고객몰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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