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 다른 반응이 나타나는 이유는 우선 자민당이 의석은 더 많이 차지했지만 매우 취약한 지지를 받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득표율(투표자 중 받은 표의 비율)은 48%고, 지지율(투표 가능 인원 중 자민당 지지 비율)은 48%의 투표 불참자 때문에 25%에 불과하다. 25%의 지지로 75%의 의석을 차지했다는 분석은 이 때문이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지지 확인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던 자민당은 25%만의 국민적인 지지를 얻어냈다는 점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그만큼 아베노믹스 정책에 대한 지지를 폭넓게 받는 데 실패한 것이다. 아베노믹스 정책에 대한 대립각을 가장 높게 세워왔던 공산당 의석이 8석에서 21석으로 약진한 것은 아베노믹스에 대한 반대 여론을 의식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는 앞으로 개헌과 소비세 인상 지연에 따른 대안 정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결과로 미뤄보면 국민의 충분한 지지를 받아낼 수 있을지도 불명확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아베노믹스를 더 강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아졌다.
달러당 엔화값은 올랐다. 마치 엔화가 안전통화인 것처럼 움직이고 있다. 유로화, 신흥국 통화 약세에 대응해 엔화, 달러화 강세 조합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에서 엔화 약세 정책이 효과를 낼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미국 달러화와의 동조성을 깨고, 엔화를 안전통화로부터 이탈시킨 데 있다. 그런데 엔화가 다시 안전통화로 복귀한다면 그동안 한국 증시를 괴롭혀온 일본 스트레스는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제 유가 하락과 함께 주식시장도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여전히 세계 경제의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이전과 달라진 점은 한국 증시 소외 현상은 약해졌다는 것이다. 그런 소외에 큰 몫을 차지했던 것은 일본이었는데, 일본의 힘이 약해진 게 한국 증시의 하락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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