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17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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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봇물을 이뤘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이 연말 들어 주춤해지고 있다.
2010년 스팩 제도가 처음 도입된 이후 빙하기를 거쳐 올해 최대 호황기를 누리고 있지만, 12월 이후 공모청약 기업들이 한꺼번에 쏠리면서 청약을 철회하는 스팩들이 생겨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골든브릿지제2호스팩과 SK1호스팩은 최근 공모 철회를 공시했다.
"회사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현 여건을 고려했다"는 것이 공모를 포기한 이유다.
모바일 게임업체 선데이토즈가 스팩을 통해 상장한 이후 대박을 치면서 올 들어 스팩이 유망한 대체 투자처로 각광을 받았지만 상장 물량 부담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올 들어 스팩 성공 사례가 처음 나오기 시작하면서 스팩이 속속 등장해 공급이 한꺼번에 늘어났다"면서 "연말에 제일모직이라는 대어를 비롯해 코스닥 공모까지 쏠리면서 스팩에서도 공모 철회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5일에는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던 LED패키징 업체인 이츠웰도 공모청약을 철회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상장된 스팩은 총 17개다.
코스닥 상장사가 45개인 점을 감안하면 이 중 약 38%가 스팩인 셈이다.
특히 KB투자증권은 올 한해에만 스팩을 무려 5개나 상장시켰다.
스팩 전성기에 걸맞게 최근 몇 년 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이름을 보기 힘들었던 골든브릿지증권이나 SK증권,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속속 스팩 결성에 나섰다.
하지만 스팩이 많아지면서 증권사 간 피합병법인 발굴 경쟁이 심해지고, 이 과정에서 피합병법인의 기업가치가 내재가치보다 올라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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