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18일(15:5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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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사가 외국계 시중은행 신용등급을 정면으로 조준했다. 신평사가 외국계 금융기관 신용등급에 대해 재평가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향후 추이에 관심이 집중된다.
1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외국계 시중은행, 특히 한국씨티(Citi)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신용등급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두 은행 신용등급은 국내 신용등급 체계상 가장 높은 등급인 AAA급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8일 "한국씨티은행과 한국SC은행 국내 시장점유율이 최근 하락하고 있고, 총자산이익률(ROA) 등 재무지표에서 부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 외국계 시중은행에 대한 씨티그룹과 SC그룹 등 모기업의 지원의지가 줄어들고, 한국에서 사업 전략에 변화를 주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용등급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이스신평이 씨티은행과 SC은행 신용등급을 실제로 하향 조정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등급 강등이 이뤄진다면 파장이 예상된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외국계 금융기관 신용등급 강등한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이스신평이 외국계 은행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경우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다른 신평사들도 등급 하락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
나이스신평이 씨티은행과 SC은행 신용등급에 대한 적정성을 검토하는 이유는 이들 외국계 시중은행 최근 재무지표와 영업성과 추이, 자금조달 안정성 측면에서 국내 지방은행들보다 뒤쳐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행과 비교했을때 씨티은행과 SC은행이 시장 지위와 경쟁력 측면에서 뚜렷한 비교우위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게 나이스신평의 시각이다. 현재 부산은행과 대구은행(AAA급)을 제외한 경남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신용등급은 이 보다 한 단계 낮은 AA+급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지방은행들은 이들 외국계 은행에 비해 총자산수익률(ROA)가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씨티은행과 SC은행 ROA는 지난 5년간 연평균 0.4%로 금융위기 이전 5년간 평균(0.6%)값 대비 하락세다. 반면 지방은행들 최근 5년간 연평균 ROA는 0.8% 수준으로 이 두 외국계 시중은행 ROA 평균값보다 2배 가량 높다.
ROA는 순이익을 총 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는가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은행권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최근 5년간 씨티은행 SC은행이 1.3%로 지방은행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9월말 기준으로는 씨티은행과 SC은행이 평균 1.6%로 지방은행(1.4%)보다 높아 자산건전성이 떨어지는 양상을 나타냈다.
이보다 씨티은행과 SC은행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최근 모기업인 씨티그룹과 SC그룹이 아시아지역 사업을 철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씨티그룹은 지난 10월 일본을 포함한 11개국에서 소매금융사업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에서도 최근 지점 숫자를 최근 3년간 39% 줄였고, 최근에는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을 매각할 예정이다. SC은행도 최근 3년간 은행 지점 21% 줄었고 최근 한국SC저축은행과 한국SC캐피탈을 매물로 내놨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씨티은행과 SC은행이 큰 손실을 내면서 대외 신인도가 하락했고, 최근에도 수익성이 부진하면서 국제신용등급도 최근 하향 추세로 돌아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SC은행은 지난 2010년까지 배당금 지급이 없다가 지난 2011년부터 30%를 웃도는 배당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연말에는 1조원 이상 배당금 지급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적자를 보이고 있는 SC은행이 대규모 배당금을 지급을 추진했다는 것은 SC그룹 한국 사업 의지가 약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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