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연 3%대 고정금리 20년 만기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이 출시된다. 중도상환수수료도 없어 최근 3년 사이에 고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이라면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주택금융공사가 20년 동안 원금과 이자를 같이 분할상환하는 조건으로 연 3% 초반대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리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중 최저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12월 현재 주택금융공사의 20년 만기 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3.4%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지 3년이 채 안 됐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된다. 현재 은행들은 대출기간 3년 이내에 상환하면 최대 1.5% 중도상환수수료를 물리고 있다. 1억원 상당 주택 대출을 받은 사람이 3년 안에 상환하면 최대 150만원을 물어야 하는데 이 금액이 면제된다. 최근 3년 사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75%(2012년 10월)에서 2%(올해 10월)로 0.75%포인트나 내려갔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 혜택을 받지 못한 고객이라면 이번에 갈아탈 것을 고려해봐도 좋겠다.
정부는 상품 판매 대상을 원금 상환이 시작되지 않은 모든 주택담보대출 고객으로 정할 방침이다. 일시 상환 방식으로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고객도 포함된다.
현재 은행권 전체 주택담보대출 350조원 중에서 원금이 아닌 이자만 상환되고 있는 대출 규모는 230조원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변동금리·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 42조원 부문에서 가장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 분할상환 방식으로 원금과 이자를 같이 갚게 되면 일시상환 방식으로 이자를 갚을 때보다 매월 갚아야 할 액수는 커진다. 원금을 미리 갚고 그에 따라 갚아야 할 이자도 줄기 때문에 총상환액 규모는 크게 줄어든다. 소득이 안정적이라 대출 갚을 여력
금융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일시상환 방식으로 대출했다가 집값이 오르면 빚을 갚아도 돈이 남는 구조였지만 이제는 달라졌다”며 “소득 여력이 있을 때 분할상환을 해 빚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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