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양상을 빚었던 인천국제공항 은행·환전사업권 입찰이 일단락됐다.
외환은행과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3곳이 내년 1월 1일부터 2018년까지 4개 사업 운영권을 갖게된 가운데 기존 사업자인 KB국민은행이 탈락했다.
26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제1사업권(BE1)은 외환은행이 572억 원을 써내 다른 경쟁 은행을 따돌렸다.
제2사업권(BE2)은 우리은행이 301억 원, 제3사업권(BE3)은 신한은행이 127억 원에 낙찰됐다.
신한은행은 제3사업권과 복수입찰이 허용된 제4사업권(BE4)에서도 109억 원으로 사업권을 따내 저력을 과시했다.
기존 사업자인 KB국민은행은 제1사업권에 290억 원, 제2사업권 250억 원, 제3사업권에 113억원, 제4사업권에 83억원을 써냈지만 낙찰자 제안가에는 못미쳤다.
인천공항은 "사업제안 40%, 가격 60%를 종합평가해 4개 사업권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가격 항목이 60%로 돼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70%에 이른 다는 것이 정설이어서 사업제안 내용보다 제안가격이 당락을 가르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이로써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은 개항 멤버 지위를 계속 이어가게 됐고, 높은 임대료 때문에 한때 인천공항을 떠났던 우리은행은 7년 만에 재입성 하게 됐다.
인천공항은 이번 낙찰에서 결정된 임대료가(총1109억원)가 기존 사업자가 낸 임대료보다 두배 가까이 높아지자 표정관리를 하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 각 은행들이 써낸 제안가를 살펴보면 외환은행은 상징성을 고려해 최고의 입지로 평가되는 'BE1' 선점에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존 사업자인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 통합을 앞두고 이번 입찰에 불참했다. 결과적으로 기존 인천공항 2개(외환· 하나) 점포가 1개로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다소 무리해서라도 자존심을 지킬 수 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외환은행외 다른 은행들은 공항 입점이 회사 브랜드 가치 상승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한편, 인천공항은 또 다른 대형 입찰 사업인 식음료 부문의 제안서를 26일 접수받고, 면세점 부문은 내년 1월 말 접수할 예정이다.
인천공항의 은행·면세점·식음료 부문은 비항공 수익의 70%, 전체 매출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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