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사상 최대 규모로 꼽혔던 올해 잠재매물(40조원)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내년 M&A 시장도 달아오를 것이란 얘기다. 특히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주력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의 수단으로 M&A가 각광받을 전망이다. 올해는 부실 위험 그룹을 중심으로 한 비자발적 구조조정 매물이 M&A 시장의 중심이었다면 내년에는 삼성·한화 빅딜로 대표되는 자발적 구조조정 매물이 시장의 큰 축이 된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시장 규모를 판가름하는 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기업들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구상 중인 ‘사업재편지원특별법’ 제정이 현실화될 경우 한화·삼성 사례에 이은 제2, 제3의 자율적 빅딜이 도미노처럼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공기업 민영화 매물만 1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비중이 가장 큰 산은발 매물이 6조~7조원에 달한다. 통합 산업은행이 내년 초 공식 출범해 정책금융기관으로 돌아가면 과거 민영화 추진 때 인수했던 금융계열사와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떠안은 기업들이 대거 매물로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계열 중 대우증권과 KDB생명, KDB캐피탈, KDB자산운용 등 4사와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KAI 등 비금융계열 3사 등 총 7개사가 잠재 후보다. 이미 수년째 매물로 거론됐지만 내년에 특히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각가가 3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우리은행도 내년에 다시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코레일이 매각에 나설 인천공항철도도 매각가 1조8000억원 안팎까지 거론되고 있다.
특히 선제적 사업 재편에 착수한 대기업들이 M&A 인수 주체로 적극 나설 전망이어서 최근 수년간 사모펀드에 빼앗겼던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아올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동부·현대·한진그룹 등 부실 우려로 구조조정에 내몰렸던 기업들이 지난해와 올해 구조조정 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면서 이들이 내놓을 매물도 종전 10조원에서 내년에는 1조~2조원 수준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올해 삼성·한화 빅딜처럼 예고없이 딜이 쏟아질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실제 일부 대기업은 최고경영진이 내년도 사업 청사진을 밝힌 자리에서 대형 M&A 추진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된다.
시장 관심은 이처럼 쏟아지는 매물을 누가 거둬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까지만 해도 유동성이 풍부한
[이한나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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