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26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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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에 이어 나이스신용평가까지 신용등급을 BB+급으로 강등하면서 현대상선은 신용평가 3사로부터 모두 BB+를 받아 완전한 투기등급 회사가 됐다.
현대상선은 올해 초 발표한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자산을 팔아 마련한 현금으로 빚을 갚아도 여전히 추가로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영업활동으로 상환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신용평가업계는 현대상선을 포함한 해운업계 추가 신용등급 하량 조정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2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상선 신용등급은 지난 2013년 1월 A급에서 최근까지 2년 동안 5계단 급락했다. 지난 2012년까지 A급을 줄곧 유지했지만 2013년 11월 들어 BBB+급으로 하락해 A급 지위를 잃었다. 신평사들은 현대상선 신용등급을 추가로 하향 조정해 지난 6월 한신평이 투기등급(BB+급)까지 강등했고, 뒤이어 한기평과 나이스신평까지 BB+급으로 일제히 내렸다.
지난해 말 정부는 현대상선을 포함해 한진해운 동부제철 등 한계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올해 말을 일몰로 진행했다. 그러나 이들 기업들이 스스로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자생력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어 정부는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1년 연장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사실상 정부 지원(회사채 신속인수)이 끊기면 당장 만기 도래하는 부채를 적기에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회사채 신속인수제가 한 해 더 연장되면서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공모와 사모 회사채 7816억원에 대한 부담은 줄었다. 그러나 신용평가업계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회사채를 제외하고도 내년 만기 도래하는 기업어음(CP)이 내년 5월(1000억원)과 7월(2000억원)을 포함해 3000억원 규모다. 금융기관 단기차입금(9월 말 기준)과 기타부채(금융리스 부채)도 각각 3700억원과 2900억원에 달한다.
부채 만기일은 돌아오는데, 회사가 주력 영업활동을 통해서는 빚을 갚기 어려운 상태다. 지난 9월말 기준 현대상선은 1645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 2694억원까지 지출하면서 순손실 규모는 더 커졌다. 당분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아 영업활동을 통해서는 이자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상선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초 자산 매각 등을 통해 3조원 규모 자구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회사는 보유 중이었던 유가증권(신한금융지주)과 LNG사업부, 자회사인 현대로지스틱스 등 2조21637억원 규모 자산을 매각해 총 1조2462억원을 확보했다.
현재 진행중인 현대증권 매각(2000억원)과 유상증자(2380억원) 등을 진행하면 내년 4000억원 규모 현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보유 자산을 매각해 확보한 금액도 대부분 내년 만기 도래하는 빚을 상환하는 데 대부분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평가업계는 현재 상태로 가면 앞으로 현대상선 장기 신용등급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해운업 공급과잉 구조가 풀리지 않고 있는데다, 해외 선진국 해운사들이 동맹 형태로 글로벌 물동 계약을 휩쓸고 있어 현대상선을 포함한 아시아 해운사들 수익력 개선이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현대상선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년 국내 해운업 단기적인 사업위험(신용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운송비가 줄어들면서 일부 수익성 회복이 가능하겠지만 현대상선을 포함한 국내 해운사들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영업활동을 해나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게 신용평가업계 전문가들 시각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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