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29일(15: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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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 영화 배급사 화이브라더스와 함께 영화 '미스터 고'를 제작했던 미디어플렉스가 중국 상위 업체와의 합작에 속도를 내기 위해 중국 메이저영화사 5~6곳에 투자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중국 자본의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상대로 한 출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막상 중국 메이저 영화업체들의 반응은 미지근해 사전 물밑작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영화배급사이자 코스닥 상장사 미디어플렉스는 내년도 10편의 영화 라인업과 제작계획이 담긴 투자제안서를 중국 상위 영화업체 5~6개사에게 보내 긍정적인 회신을 받았다. 시장은 중국 5대 영화사인 화이브라더스, 보나필름, 완다필름, 광센미디어, 러슬픽쳐스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당장 경영권이나 지분 매각을 서두르기보다는 한중 영화 공동제작을 통해 중국 대기업의 투자 스타일을 간파하고 현지 진출 노하우를 쌓는게 먼저라는 경영진의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메이저영화사의 경우 투자 판단 등에 있어서 그룹사 오너 입김이 막대하고 영화를 선택하는 색깔이 뚜렷해 중국 업체와의 성공적 제휴를 위해선 업체별 특수성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관계자 전언에 따르면 2015년 개봉예정 영화 10편 가운데 메일 답신을 통해 확인된 각 중국업체의'관심 영화' 목록은 전혀 겹치지 않았다. 똑같은 콘텐츠를 제시해도 평가의 잣대가 다르다는 의미다. 미디어플렉스는 앞으로 이 같은 취향차를 데이터베이스화해 현지화 전략에 참고할 예정이다.
이처럼 사전준비 단계 없이 투자를 유치할 경우 자칫 중국에 진출한다는 선언적 의미 외에 실질적인 효용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미디어플렉스 이후 9년만에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영화 배급사로 눈길을 끄는 뉴(N.E.W)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0월 중국 미디어업체 화처미디어에 지분 15%를 넘기고 535억원을 받은 데 대해서도 평가는 엇갈린다. 최근 한국 엔터주에 눈독 들이는 중국 업체 대부분이 영화계에서 잔뼈가 굵기보다는 내수 영화시장에 새로 진출하기 위해 한류 콘텐츠를 흡수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화처미디어가 그 대표격이라는 것. 업계 관계자는 "신규 상장사 입장에서 중국 투자 유치는 시장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호재고 상징성도 크다"면서 "그러나 화처미디어는 중국 최대 드라마 제작사지만 영화계에서는 경험 전무한 새내기라 뉴엔터테인먼트가 중국 영화시장 진출 과정에서 도움을 받기보다 도와줘야 할 형국"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영화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2018년까지 중국 영화 시장은 한국 시장보다 6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국과 공동제작 영화로 인정받을 경우 수입 쿼터에 제한받지 않고, 중국 영화로 개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미디어플렉스는 지분 매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당분간은 중국 메이저 영화사와의 협력 강화와 내년 개봉할 한중 합작영화 2편의 성공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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