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잠실 일대 아파트 전경. |
“전세 물량이 아예 씨가 말랐습니다. 간혹 하나씩 물건이 나오는데 하루이틀 만에 금방 빠집니다. 고덕 지역 34평 아파트 전세금이 전달 대비 2000만원가량 올랐고 20평대는 1000만원 이상 올랐습니다.”(강동구 고덕동 나라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새해 벽두부터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불안하다. 겨울은 이사 비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전반적으로 전세 물건이 부족한 가운데 겨울방학 학군 수요가 움직이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금을 끌어올렸다. 강동구 고덕지구 등 이주를 앞둔 재건축 단지 인근 아파트 전세금이 상승한 영향도 컸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금은 전주 대비 0.14% 올랐다. 전주(0.19%)에 비해 상승폭은 줄었지만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강동구가 0.54%로 가장 많이 올랐다. 강남구(0.18%)와 서초구(0.15%)도 강세가 두드러졌다. 노원·서대문·성북구는 서울 평균 수준인 0.14% 상승했다.
강동구는 고덕지구와 삼익그린1차 등 재건축 단지 이주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세금이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고덕주공4단지(410가구)를 비롯해 고덕주공2단지(2600가구) 이주가 임박하면서 고덕주공5~7단지 전세금이 3000만원 안팎 올랐다.
둔촌동 하나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융자를 많이 끼고 있거나 집 수리가 덜 된 1층 혹은 꼭대기층에만 물량이 일부 남아 있을 정도로 전세 품귀 현상”이라며 “최근까지 2억3000만원 하던 둔촌주공4단지 34평 전세금이 2억7000만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아파트 전세 매물이 없어 빌라를 구하는 세입자도 많다”며 “둔촌동·길동 지역 방 2개짜리 빌라 전세금이 1억3000만~1억400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강남구·서초구·송파구 전세금 상승은 유명 학원이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집을 구하려는 학군 수요에 영향을 받았다. 송파구 올림픽로 135에 위치한 잠실 리센츠 전용면적 84㎡ 전세금은 7억3000만원으로 일주일 새 3000만원가량 폭등했다. 같은 면적 매매 시세가 9억5000만~10억50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선 셈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동산팀장은 “일반적으로 1·2월 전세금 상승은 3월 학기를 대비한 학군 수요에 기인한다”며 “전세난으로 12월부터 미리 전셋집을 구해 놓으려는 학부모들이 많아지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금이 상
겨울방학이 지나면 강남 지역 아파트 전세금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잠실사랑공인 관계자는 “전세 물량이 계속 부족한 상태여서 장담할 수는 없지만 방학이 끝나면 전세금이 정상화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수현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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