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5일(17:1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기업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국내 3위 휴대폰 제조업체 팬택에 대해 지난달 말 해외 기업 3곳이 인수의향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인수의향서를 낸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심스럽게 팬택에 대한 청산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복수의 기업이 인수 의사를 나타내면서 새 주인 찾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5일 인수·합병(M&A)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문사 컨소시엄과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 중국 IT서비스 업체 등 모두 3곳이 지난달 30~31일 서울중앙지법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미국 투자자문사 컨소시엄에는 국내 사모펀드와 중남미 통신사도 참여했다.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는 중남미 시장에 주로 제품을 수출하는 신생 업체이며, 중국 IT서비스 업체는 대형 기업이지만 100% 고용승계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 고용 인원을 모두 유지하거나 팬택 김포 공장까지 인수하길 부담스러워 하는 곳도 있지만 패키지 인수에 적극적인 곳도 있다”며 “세 곳 모두 1차 입찰 마감 당시 인수 의향을 보이며 기한 연장을 요구했던 업체들과는 다른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인수 의향을 보인 곳이 국내외 6곳에 달했으나 이 중 절반만 실제 의향서를 낸 것”이라며 “국내 기업 중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이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고용 유지’와 ‘지속 경영’이 가능한지를 중점적으로 살핀 뒤 대상 업체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수많은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걸린 만큼 인수 후 곧바로 되팔려는 곳에는 팬택을 넘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법원 관계자는 “매각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인수의향서를 낸 곳 중 가장 건실한 업체를 골라서 가계약을 맺은 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나타나면 그곳에 실제 매각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추진된 팬택의 매각 입찰은 한 차례 마감 기한을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수 가격을 써낸 곳이 없어 유찰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제1회 관계인 집회에서 팬택의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팬택의 청산가치가 1505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 1114억원보다 높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팬택을 회생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것이 현재로선 이득이라는 것이다.
매일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팬택이 기업을 계속 운영할 경우 2015년 6.58%로 예상되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24년까지 11.14%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현정 기자 /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