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대표들이 자사주 취득으로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해 증권업종 주가가 크게 오른 데 따른 자산 확대는 덤이다. 그러나 현대증권 윤경은 대표의 경우 자사주를 한 주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중 가장 활발하게 자사주를 취득하고 있는 증권사 전문경영인(CEO)은 유안타증권의 서명석 사장이다.
서 대표는 2013년 12월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 대표에 취임한 이래 지난달까지 꾸준히 자사주를 취득, 지분을 늘려나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동양 사태로 휘청이던 회사에 대한 회생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한다. 서 대표는 지난달 29일에도 자사주 807주를 추가 매입해 보유 주식수가 2만4395주로 늘어났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초 임원 주식 보유제도를 도입해 임원의 자사주 매입을 장려하고 있다. 주진형 대표는 한화투자증권 20만5700주를 보유해 전문경영인 중 상대적으로 많은 자사주 지분을 가지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김용범 대표 10만주를, 대우증권 공채 출신으로 지난해 신규 선임된 홍성국 KDB대우증권 대표도 4만9831주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통합사인 NH투자증권의 김원규 대표가 우리투자증권 주식 2만3721주를 갖고 있다. 김 대표가 보유한 주식은 이달 중순 합병된 법인 신주로 전환될 예정이다. 교보증권의 김해준 대표 역시 2만5000주의 자사주를 가지고 있다.
다만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는 현대증권 주식을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자사주 취득으로 책임 경영 이미지를 구축해가는 여타 증권사 대표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이 업황 부진에 따른 적자 누적과 구조 조정, 매각 이슈 등이 맞물려 있어 대표가 때에따라서는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회사 전체가 어려움을 겪은 바 있어 윤 대표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매경닷컴 = 김잔디 기자 /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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