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발언을 두고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논란이 일면서 국고채 금리가 또다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기준금리인 연 2%를 하회해 1%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12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06%를 기록해 전거래일 대비 0.050%포인트(5bp) 하락했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종전 사상 최저치(2.056%)를 다시 갈아치웠다. 기준금리와 비교해 단 0.006%포인트(0.6bp) 차이까지 좁혀졌다. 5년물과 10년물 지표 금리도 전거래일 대비 하락해 각각 2.152%와 2.447%로 마감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거시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들과 잘 협의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기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시장에 전해진 이후 시장 금리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장중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인 2%보다 낮은 1.98%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는 시장 금리 하한선으로 여겨진다. 다만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때 채권에 대한 수요가 일시적으로 커지면서 기준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시장 금리가 기준금리 아래로 내려가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지만 지난해에도 두 차례 관측됐다.
지난해 7월 23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464%를 기록해 당시 기준금리인 2.5% 아래를 뚫고 내려갔다. 시장 금리는 기준금리보다 낮은 상태로 3거래일 이상 지속됐고 이후 8월 14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25%로 0.25%포인트 내렸다.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따른 시장 반응에 놀란 한은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한은은 박 대통령 발언 직후 장병화 한은 부총재를 중심으로 관련 국실장이 모여 시중금리 움직임과 시장 반응 등을 긴급히 점검했다.
장 부총재는 “대통령 회견 내용은 금리 정책을 적기에 잘 운용할 것이라는 점을 밝힌 원론적인 내용으로
박 대통령은 춘추관 기자실을 방문해 “금리 관련 발언은 거시정책기관들이 협의해서 적절하고 합리적인 대응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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