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되기는 쉬워도 아버지답기는 어렵다’는 말처럼 은퇴를 앞둔 아버지들에게 되돌아오는 건 가족의 외면과 세상의 냉대뿐인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우리시대 아빠들은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받아 마땅하다.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MBN <아빠의 청춘-블루진>에서는 남성들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루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버지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시간을 갖는다. 방송에서는 생활에 치여 멋 없어진 중년남자의 속 깊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풀어보고, 중년남성의 연륜이 묻어나는 지혜와 전문가들의 지식을 총동원해 힐링과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13일 화요일 저녁 8시 40분에 만난 첫 방송은 ‘아버지들이여, 이제 아빠 파업을 선언하라’라는 주제이다. ‘과거보다 낮아진 아버지의 권위 속 부인과 자식의 미래와 자립심을 위해 파업이 필요하다며 아빠 파업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는 의견과 함께 ‘아빠가 파업하면 집안은 100% 망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얼마 전 한 송년회에서 독특한 건배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는 MC 이윤철. 그는 “친구 중 하나가 ‘남존여비’라는 건배사를 외쳤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남자의 존재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고 비용을 대주는 것이다’는 뜻이었다”며 아내에게 쩔쩔매는 이 시대 중년 남성들의 자화상을 씁쓸하게 털어놓는다.
그런가 하면 탤런트 조민희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캥거루족’에 대한 언급을 한다. “주위에 명문대, 영국 유학까지 다녀온 아들을 둔 집이 있다. 그런데 이 아들은 기대치가 너무 높아 직장을 제대로 구하지 못했다. 결국 부모는 사회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아들을 위해 퇴직금까지 털어 도넛 가게를 차려줬다. 그런데도 아들은 가게 일은 나 몰라라 온종일 집에서 뒹굴기만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요즘은 이런 캥거루족들이 활개를 치면서 주거문화까지 바꾸고 있다. 한동안 인기 없었던 중대형 아파트가 요즘 다시 인기라는 것. 비싼 집값, 자녀 양육, 재테크 등의 이유로 자발적으로 부모와 동거하는 30, 40대 캥거루족이 다시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부모들은 왜 이런 악순환을 끊지 못하는 것일까. 정신과 전문의 송수식 박사는 “내가 힘들게 살았으니까 내 자식만은 고생시키지 말자는 생각이 강하다. 그래서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자녀들이 원하는 걸 들어준다. 그러면서 나중엔 자녀들이 고생을 몰라 물러 터졌다고 비난한다”며 부모들의 이중적인 심리와 잣대를 비판한다.
가족끼리 왜이래, ‘불효소송’
요즘 한 드라마에서 이른바 ‘불효소송’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녀들이 아버지에게 재산을 미리 상속해달라고 요구하자 아버지가 반격의 카드로 지금까지 키우는데 든 비용을 모두 내놓으라고 소송을 내는 모습이 그려진 것. 비단 이런 사례가 드라마 속 얘기만은 아니라고 한다. 대법원에 따르면 부모가 자식을 상대로 낸 부양료 청구소송은 2013년 250건으로 10년 전인 2003년 127건에 비해 약 2배가 늘었다. 이런 파국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블루진’에서 전한다.
불효소송 예방법
1. 부담부 증여
자녀에게 재산을 넘겨줄 때, 의무와 부담을 지게 하는 것을 말한다. 재산 증여시, 매달 생활비 얼마 지원, 몇 회 방문 등 조건을 걸어야 자식이 불효할 때 되돌려 받을 수 있다는 것. 서면 작성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긴 하지만, 부담스럽거나 껄끄러운 경우 녹음으로 대체 가능하다.
2. 자산 연금 전환
말 그대로 ‘자산’을 ‘연금’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요즘 같은 100세 시대엔 안정적 노후 생활을 위해 이른바 ‘3층 연금’을 필요한데, 이는 국민 연금, 퇴직 연금, 개인연금을 뜻한다. 만약 3층 연금 준비를 못하고 은퇴한 경우, 주택이나 농지를 담보로 맡겨 연금 명목으로 생활비를 수령하면 된다.
3. 유언장 활용
최근 변호사 사무실엔 유언장 작성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물론 유언장은 부모가 사망해야 그때 효력이 발생하는 데, 유언은 했다가도 죽기 전에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식들 입장
[글 신정인 기자 자료제공 MBN]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462호(15.01.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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