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임원인사를 앞두고 크게 동요하고 있다. 부원장보 전체 9명 중에서 3명 정도만 유임될 정도로 인사폭이 크기도 하지만 ‘금감원 힘 빼기 인사’라며 직원들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주 중 부원장보 인사 대상자들을 청와대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미 해당 부원장보들에게는 퇴임해줄 것을 통보한 상태다. 금감원은 내·외부 평가와 나이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직원들 시각은 크게 다르다. 이번 인사를 직접 짜고 있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의 인사 기준이 금융위원회 눈치 보기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직원은 “그동안 금융위에서 껄끄럽게 생각했던 임원들이 퇴임 통보를 받고 있다”며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를 놓고 마찰을 빚거나 금융위에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임원들을 손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금감원 노조 설문조사 리더십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임원들도 퇴임 대상에 올랐다. 금감원 다른 직원은 “그동안 금감원이 과했던 부분을 진 원장이 되돌려 놓는 과정에는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이번 임원인사는 너무 심하다”며 “금융위 입맛에 맞지 않는 임원들을 퇴임시킴으로써 차기 금감원 임원들에 대해 강하게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유관기관이나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 상황에서 금감원 임원들 임기(3년)는 존중해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일부 임원은 임원으로 승진한 지 1년도 안 된 상태다. 후임 부원장보 인사를 놓고도 잡음이 일고 있다. 대책 없이 퇴임당하느니 차라리 임원 승진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시각도 커지고 있고,
정부 부처 관계자는 “진 원장 취임 두 달이 다 되도록 임원인사가 마무리되질 않으면서 금감원 직원들 업무에도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며 “타 부처와 업무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도 보인다”고 말했다.
[송성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