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코스피 시장에서 키움증권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키움증권 주가는 최근 3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다.
지난 9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키움증권은 14일에도 전일대비 8% 이상 상승, 주당 5만97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연초 이후 14일까지 키움증권의 주가상승률은 27.41%에 달해 같은 기간 마이너스 0.63%을 기록한 코스피 지수와 대조를 이룬다.
증권업황의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키움증권이 주목받는 이유는 핀테크(FinTech)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란 금융과 기술이 결합한 단어로 전통 금융산업에 모바일, 빅데이터 등 첨단 IT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올해 핀테크 관련 정책금융기관 지원자금 2000억원을 조성하는 한편, 과잉 규제를 없애 핀테크 산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 및 시장에선 국내에서 처음 인터넷거래 시스템을 도입한 키움증권이 핀테크 선두주자로 나서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전업회사인 키움증권은 기존 오프라인 증권사를 물리치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식약정 1위를 달성한 곳"이라며 "IT발전과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온 이력이 있는 만큼 최근 핀테크 논의가 키움증권의 사업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거래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주식거래에서도 시장점유율 29%를 차지해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 최근 인터넷 전문은행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직접 밝혀 핀테크 수혜주로 불을 지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키움증권의 인터넷 전문은행 진출과 관련해 비용절감이란 효과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지점이 없는 키움증권은 고객들이 금융계좌 개설시 필요한 실명확인 업무를 모두 은행에 위탁하고 있다. 계좌 개설 및 유지 명목으로 키움증권이 계약 은행들에 지급하는 수수료 규모는 연간 1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인터넷 은행 설립을 위해 금융실명제가 완화된다면 이같은 수수료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는 것.
정길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이 인터넷은행 업무를 직접 영위할 경우 고객 기반 확장 등의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보다는 금융실명제 완화 등 수익성 측면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점이 키움증권에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실제 실적 개선과 수급까지 뒷받침되며 키움증권의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증권은 키움증권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225억원으로 시장의 기대치(219억원)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록 상품운용이익의 감소로 지난 분기 순이익인 306억원에는 미치지 못한 실적이지만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시장점유율도 상승해 수수료 수익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정 연구원은 "6월 결산 법인인 저축은행의 대손비용은 경상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자산운용은 합병 이후에도 운용자산규모(AUM) 변동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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