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가 꼭 알아야할 거래소 요모조모 "부당한 일? 거래소로 오세요”

#A씨는 손실을 보전해준다는 증권사 직원의 말을 철썩같이 믿었다가 큰 낭패를 봤다. 직원은 거래가 이뤄지는 내내 '떨어지면 원금을 물어주겠다'고 말했지만, 막상 손실이 나자 태도를 바꿨다. A씨는 300만원 손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직원은 '노력하겠다는 것이지. 약정한 게 아니다'라고 반발해 갈등이 교착됐다. 적지 않은 돈을 포기하기도, 분쟁을 계속하기도 어려웠던 A씨를 도운 것은 지인에게 소개받은 거래소의 분쟁조정센터다.
한국거래소에는 투자자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마련돼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분쟁조정센터나 불공정거래 지원센터다. 그러나 제대로 알지 못해 적시에 거래소를 찾지 못하는 투자자들도 부지기수. 거래 과정에서 부당한 일을 겪거나 불공정한 거래를 목격했을 때 방문하면 '톡톡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소개된 사례는 한국거래소 분쟁조정센터에 접수된 피해 중 하나다. A씨는 거래소 분쟁조정센터의 도움을 통해 약 170만원 가량을 보상받았다. 애초에 분쟁 조정 자체를 포기했다면 받을 수도 없었던 돈이었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투자자들이 증권 거래 과정에서 입을 수 있는 피해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분쟁조정센터를 운영한다. 증권 거래의 경우 일반투자자들은 전문성이 부족해 증권회사 직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이에 따라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제 목소리를 내지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황우경 분쟁조정센터 팀장은 "실제로 이런 제도나 지원센터가 있는 줄 모르는 투자자들도 상당히 많다”며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니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반투자자가 증권사와의 분쟁이 생길 경우 분쟁조정센터에 상담을 신청하면 상담은 물론 무료법률 상담, 증권사와의 조정까지 지원해준다. 센터는 사실조사를 거쳐 합의를 권고하거나 나아가 전문가들이 참여한 분쟁조정심의위원회에서 분쟁 조정 결정을 내린다. 증권선물회사가 정당한 사유없이 조정결정안을 거부할 경우 원하는 신청자에 한해 소송도 지원해준다. 이같은 절차는 모두 무료다.
성과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총 99건의 분쟁사례를 조정했고 합의율은 55.7%에 달한다. 처리기간도 26.5일로 신청 후 약 한달 이내에 결과를 조정을 마칠 수 있다.
소송지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소송기초자료 제공, 법원 촉탁 손해액 감정 및 법률 상담 등의 분야에서 총 52건을 처리해 129명의당사자가 수혜를 받았다. 소송까지 가지 않고 센터에만 찾아와도 상주하고 있는 3명의 변호사로부터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황 팀장은 "비슷한 사례로 찾아오는 투자자들을 볼 때 마다 굉장히 안타깝다”면서 "그간 쌓아온 노하우와 거래소의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만족할 만한 분쟁조정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투자자 보호 조직을 확충할 뿐만 아니라 최근 늘어나고 있는 ELS나 DLS와 같은 간접투자 상품 관련 분쟁에 대해서도 조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이밖에도 불공정거래신고센터를 운영해 투자자 스스로 시장의 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불공정거래에는 시세조종, 미공개정보이용, 단기매매 차익거래, 부정거래 행위 등이 포함된다.
특히 불공정거래신고센터는 포상제도를 운영해 일반 투자자의 자율감시기능을 장려하고 있다. 포상금은 일반포상제도 최고 20억원, 소액포상제도 최고 400만원, 특별포상제도 최고 1억원을 지급한다. 실제로 지난 2013년에는 회생절차개시신청 공시 전 매매한 사례를 신고한 사람이 포상금으로 480만원을 수령하기도 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