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안쓰는 신용카드를 따로 해지신청하지 않고 가위로 잘라서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가 카드를 버렸어도 카드는 나를 쉽사리 버리지 않는다. 구부리거나 한두번 잘라서 버린 경우는 물론, 자석으로 마그네틱을 훼손시키거나 여러번 잘라버린 경우에도 이용대금 결제서가 날라올 위험성은 남아있다.
먼저 카드를 구부려서 버린 경우다. 훼손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마그네틱 선이 완전히 훼손되지 않아 결제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마그네틱 선의 쇳가루가 떨어질 정도로 완전히 접지 않는 이상 결제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카드를 한 두번 잘라서 버린 경우다. 이 경우도 다시 붙여 사용가능한 경우가 꽤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흔히 자르듯 카드를 세로로 자른 경우보다 가로로 자른 경우 마그네틱 선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시중카드사 관계자는 "마그네틱 선을 뜯어보면 바코드 배열이 세 줄로 돼 있어 세로로 자르면 잘 맞춰 붙일 경우 결제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라며 "의외로 가로로 자를 경우 바코드 줄 사이를 완전히 일직선으로 자르지 않는 한 훼손이 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드를 한 두번 자르기만 해도 카드의 IC칩 기능은 완전히 훼손된다. 이 관계자는 "카드 표면에 있는 IC칩 문양은 사실 데코레이션일 뿐이다. 카드의 큰 변을 타고 IC칩 선이 따로 포진해 있기 때문에, 카드를 한번만 잘라도 IC 기능은 완전히 훼손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중 카드 단말기는 아직 IC방식이 아닌, 마그네틱 방식만 가능한 곳이 절대 다수다.
그렇다면 카드를 여러번 조각내 자르거나 마그네틱 선을 자석으로 완전히 훼손시킨 경우는 어떨까.
이 경우 카드는 '물리적으로는' 훼손된 것이 맞다. 하지만 자석으로 훼손시킨 경우는 물론 조각을 맞춰 번호를 식별할 정도라면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으로 결제 가능한 거래를 통해 이용
결국 카드의 생명력을 완전히 앗아가기 위해서는 카드를 번호가 식별되지 않을 정도로 '갈기갈기' 찢어버려야만 한다. 이 정도 수고를 하지 않으려면 차라리 전화 한통으로 안전하게 해지 신청하는 방법을 권한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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