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주요 금융 계열사인 삼성증권과 삼성생명이 영국 투자은행(IB) 로스차일드의 '유럽 기업 인수·합병(M&A)' 펀드에 약 1000억원을 투자한다. 국내 시장의 저금리·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상황에서 경기침체로 가격 매력이 커진 유럽 기업 인수 등 해외 대체투자 확대를 통한 수익률 제고 노력으로 풀이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영국 로스차일드가 약 1조 2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조성중인 유럽 기업 M&A 2호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다. 또다른 삼성 금융 계열사인 삼성생명도 투자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삼성증권과 삼성생명의 자기자본 투자금액은 펀드의 10%에 조금 못미치는 약 1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차일드의 사모투자펀드(PEF) 조성 및 운용을 담당하는 '머천트뱅크(Merchant Banking)'의 경영진이 조만간 방한해 펀드 조성 관련 최종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로스차일드는 삼성 이외에도 국민연금 등 다른 국내 연기금·공제회의 출자 참여를 추진중이며 삼성증권이 '펀드레이징(자금모집)'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가을에는 삼성증권이 로스차일드와 함께 국민연금을 함께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유럽 등 해외 대체투자 확대를 통한 자산운용 다변화 측면에서도 좋고, 특히 삼성증권의 경우 유럽 M&A 관련 딜소싱(거래 발굴) 및 어드바이저리(자문) 업무 트랙레코드를 쌓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로스차일드는 1811년 영국 로스차일드가(家)의 '패밀리오피스(가문 자산관리)'로 시작해 현재 전세계 30개국 이상에 2000명 이상의 글로벌 인력을 보유한 투자은행이다. PEF 운용 경력은 7년 정도로 짧은 편이지만, 자기자본으로 20년 가까이 사모투자(PE)를 진행했고 투자 성과도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는 지난 2007년 휠라코리아가 이탈리아 휠라 본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각각 매수자와 매도자의 주관사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8년 11월 전략적 제휴를 맺고, 다수의 '크로스보더 딜(국경간 거래)'에서 협력하고 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총 7건, 합계 2조원 규모의 거래를 합작했다.
[강두순 기자 /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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