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의류업체인 한세실업(대표 이용백·사진)이 지난해 부진했던 주식시장에서 탄탄한 모습을 보여 줬다. 지난해 1월 초 1만9400원이었던 주가는 현재 3만50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수출 주력 지역인 미국 경기 회복과 달러 강세 등 수혜는 물론 베트남 라인 증설 등을 통한 성장전략이 잘 먹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채묵호 한세실업 CFO(최고재무책임자·상무)는 1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한세실업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일부 주문량이 올해 1분기로 넘어가는 바람에 한 자릿수 중반대 성장률을 보이면서 예상보다 저조하지만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5%가량 늘어난 14억달러(약 1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에서 공장 단위로 분업화와 자동화를 해 인건비는 절감하고 생산성은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업체인 세아상역·한솔섬유가 각각 2013년 영업이익률 4.5%, 2.6%에 머문 반면 한세실업은 5.7%를 기록해 투자자 관심을 모았다. 매출 비중이 98%나 되는 미국 지역 경기 회복과 달러 강세는 여전히 긍정적인 측면이다. 하지만 채 상무는 올해도 원·달러 환율이 변수라고 말한다. 최근 국내 수출기업들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엔화 약세는 일본 경쟁업체가 없는 한세실업에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베트남 제3법인 라인 증설 등으로 대대적 투자(4000만달러)를 했고 올해도 3000만달러 이상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채 상무는 “현재 미얀마와 아이티 지역에 생산 거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내부 유보금 3000억원이 있는 상황에서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부채비율(연결기준)은 2014년 133%, 2015년 114%로 점점 낮아질 전망이어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다.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 인수·합병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마땅한 기업을 찾지 못했다. 한세실업은 주로 내수 의류부문 기업 인수에 대한 관심이 많다. 20
14년 배당은 전년 수준(주당 150원)보다 적지 않게 늘릴 예정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지난해 주가가 급등하긴 했지만 성장성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위기다. 김혜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꾸준한 성장 전망을 감안하면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목표 주가 4만3000원을 제시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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