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19일(11:2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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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가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롯데그룹 회사채 단골손님인 일본계 투자자들 덕이다. 롯데칠성은 투자수요를 반영해 회사채 발행물량을 예정보다 800억원 늘리기로 했다.
19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가 3년물과 5년물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다수 기관투자자가 투자 의사를 밝혔다.
3년물에는 7개 기관투자자가 1900억원 규모로 청약을 신청했고, 5년물에는 14개 기관투자자가 2400억원을 들고 '사자' 주문을 냈다.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투자수요가 확인되면서 롯데칠성은 회사채 발행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3년물 1100억원, 5년물 1700억원으로 총 800억원을 증액 발행할 예정이다. 최종 발행일은 오는 22일이다.
회사채 발행금리는 롯데칠성이 발행해 온 회사채 가운데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번 3년물 회사채 발행금리는 2.115%를 기록했다. 앞서 롯데칠성이 지난해 11월 최저금리 발행한 3년물 회사채(2.165%)보다 0.05%포인트(5bp) 낮다. 5년 만기 회사채 발행금리는 2.278%를 기록했다.
롯데그룹은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짠돌이'로 통한다. 국내 다른 대기업 계열회사보다 회사채 발행금리 수준이 낮고 증권사에 지급하는 인수수수료도 상당히 낮은 금액을 지급하고 있어서다.
롯데칠성은 이번 회사채를 인수한 증권사에 수수료로 0.1%(10bp)를 지급했다. 보통 다른 대기업들 회사채를 발행할 때 제시하는 인수수수료가 0.20%포인트(20bp)에서 0.30%(30bp)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확연히 낮다.
롯데그룹 계열회사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투자자 친화적'이지는 않지만 어려움 없이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것은 일본계 투자자금 덕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이번 롯데칠성 회사채 수요예측에도 일본계 은행 등 투자기관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금리 자체만 놓고 보면 국내 기관들이 롯데그룹 회사채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는 않다"며 "그럼에도 롯데그룹이 다른 대기업에 비해 낮은 금리와 수수료를 고집하는 이유는 일본에서 거래하는 금융기관들 조달금리가 낮아 현재 금리 수준으로도 충분히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롯데제과와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등이 발행한 회사채도 일본계 기관투자자들이 다수 투자했다. 미쓰비시와 미즈호 등이 롯데그룹 계열사 회사채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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