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월 이후 지난 19일까지 MMF 설정액은 17조976억원이 증가했다. 누적 설정액은 95조4065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자금 유입 규모는 2009년 1월 28조1666억원이 MMF로 유입된 이후 정확히 만 6년 만이다.
MMF는 법인이나 거액 자산가들의 대표적인 단기자금 운용 수단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에는 공포에 빠진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의 회복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 주식·펀드 투자보다는 MMF를 선택했다.
최근 MMF가 6년 만에 가장 가파른 속도로 늘어난 것 역시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관망하려는 심리가 커졌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가 두 차례나 인하되면서 예금과 채권의 기대수익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기 버거운 상황이 됐고, 연초 국내외 증시도 유가 하락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으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단기자금 운용수단으로 주로 활용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꾸준히 늘어 지난 5일 처음으로 47조원을 넘어섰다. CMA 잔액은 지난 14일 47조2275억원까지 늘었고, 19일 기준 지난해 말 대비 6351억원 증가한 46조97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 및 채권, 혼합형 펀드로 합계 1조원가량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MMF나 CMA의 증가 규모와 비교하면 크지 않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상품 가운데 배당주와 가치주 펀드로는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는 반면, 롱숏과 공모주 펀드에서는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올해 글로벌 시장의 방향성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3월 말까지는 대기성 자금의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자산배분 부문 ‘매경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된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자산분석실장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봄이 올 때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은 울퉁불퉁한 구간을 지날 준비를 해야 한다”며 “유동성을 확보하고 봄의 승부처를 기다
■ <용어 설명>
▷ MMF(Money Market Fund):자산을 5년 만기 이내 국채, 1년 만기 이내 지방채·특수채·회사채·기업어음(CP), 6개월 만기 이내 양도성예금증서(CD)등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펀드.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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