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결산 배당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최근 한전부지 매입으로 인한 주주 불만을 잠재우려는 목적과 함께 정부의 내수 경기 활성화 정책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2일 열린 2014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보통주 1주당 3000원씩 현금 배당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주당 1950원(시가배당률 0.9%)씩 총 5344억원의 현금 배당을 했던 것에 비해 배당금을 54%나 늘린 것이다. 현대차는 또 올해 상반기 결산 이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중간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종류주의 경우 주당 31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율은 보통주가 1.7%, 종류주가 2.3%다. 배당금총액은 8173억1700만원이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보통주 기준 주당 3000원을 배당하는 안건을 오는 3월 주주총회에 올릴 예정”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 평균에 맞추기 위해 배당 규모를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평균 배당률은 약 3~4% 수준이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배당확대를 통해 '주주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한전부지 고가인수에 대한 논란으로 현대차 주가가 30% 가까이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던 상황이다.
현대차는 앞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동시에 정부가 추진중인 내수 경기활성화 취지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배당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지난 4년간 10% 안팎이던 배당성향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9월 한전부지를 감정가의 3배 수준에 매입 한 이후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자 꾸준히 주가 부양책을 써왔다. 지난해 12월에는 4600여억원을 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한전부지 고가인수에 대한 논란으로 현대차 주가는 급격히 하락했다”며 "배당확대로 주주들의 불만을 달래는 한편 정부의 내수 확대 정책에도 협조할 수 있어 두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매경닷컴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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