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21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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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공사(KIC)가 잇따라 국내 부동산 투자에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KIC가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글로벌 국부펀드·연기금 투자자의 경우처럼 국내 부동산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IC는 최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일대의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 서대문'에 2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KIC는 지난해 하반기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의 한 오피스 건물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액은 200억원이 다소 못 미치는 수준으로 한 국내 부동산펀드를 통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취지가 해외자산 투자인 KIC가 이처럼 국내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것에 대해 논란은 있다. 설립목적에도 맞지 않고 국부를 늘리기 위해 해외의 연기금 투자자와 경쟁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해외자산에 투자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국내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IC측은 정부와 한국으로부터 각각 500억달러, 200억달러씩 위탁받은 자산으로 국내 부동산 투자에 투자한 것이 아니고 2000억원이 채 안되는 자본금으로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법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해외 연기금과 공동투자가 많은 KIC의 경우 은행 예금 수준의 저조한 자본금 투자 수익률이 공동투자에 발목을 잡고 있어 현실적으로도 투자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2005년에 설립된 KIC는 정부가 1000억원을 자본금으로 출자했고 수익을 쌓아가며 현재 자본금 규모가 1800억~1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KIC는 향후에도 사옥 등 국내 부동산 투자에 추가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500억원 가량의 자본금을 국내 부동산에 투자했기 때문에 추가로 가용할 자산은 500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KIC 내부사정에 밝은 한 IB업계 관계자는 "자본금이 2000억원에 달해도 절반가량은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해야할 것"이라며 "500억원의 자산으로 사옥 등 국내 부동산 투자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KIC는 지난 2012년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SFC)에서 현재 서울 중구의 '스테이트타워 남산'으로 둥지를 옮기며 사옥 매입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IB 관계자는 "KIC가 '스테이트타워 남산'으로 이사당시 매입을 검토했으나 당시에도 가격차이가 많이 나서 인수하지 못했다"며 "현재도 KIC는 국내 부동산 투자시 사옥 매입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IC는 SFC 입주당시 매달 1억원 가량의 비싼 임차료를 해외 국부펀드에 낸다는 비판을 받았고 2012년에 현재의 '스테이트타워 남산'으로 이사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이 건물을 인수하자 다시 이사할 처지에 놓였다. 2012년 이사당시 5년 임차 계약을 맺어 계약기간은 앞으로 2년이 남은 2017년까지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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