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에 직장을 둔 장 모씨(34)는 최근 결혼을 앞두고 광교신도시 내 전용 62㎡ 오피스텔(보증금 3000만원, 월세 100만원)을 신혼집으로 마련했다. 강남 인근 아파트는 가격 장벽이 높고 판교, 광교 등 강남 접근성이 좋은 신도시 아파트는 중대형 비중이 높아 소형주택을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장 씨는 "직장근처 강남에서는 아파트 전세 구하기가 너무 힘든데 오피스텔은 빌라보다 보안이 좋고 주변환경도 깔끔해 집사람도 안심하는 편”이라며 "목돈을 모아 집을 구하기 전까지 당분간은 월세로 신혼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교, 위례, 마곡 등지에서 방2개 이상을 갖춘 '주거용'오피스텔 분양이 이어져 눈길을 끈다. 인기아파트에 수만명씩 청약자가 몰려 낙첨자가 속출하자 이들 주거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계획된 중형 오피스텔들이다. 대개 2룸 오피스텔은 소형오피스텔보다 분양가 대비 수익률이 떨어져 공급이 한정되는데 신도시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광교, 위례 등 강남남부 신도시 라인을 중심으로 방 2개이상을 갖춘 '아파트 같은' 오피스텔 분양이 줄을 잇고 있다. 방 2개에 거실, 주방, 테라스까지 마련되는 오피스텔이다.
대개 오피스텔은 방 하나로 최대한 실 수를 늘려 공급되고 일정 면적 이상의 크기를 갖춘 상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방2개 이상을 갖춘 오피스텔은 그만큼 분양가가 올라가지만 원룸 세입자가 방 크기가 두배로 늘어났다고 월세를 2배이상 내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분양가 대비 임대료로 계산되는 투자, 임대수익률 극대화를 위해서는 면적을 한정하는 것이 나은 셈이다.
하지만 광교, 위례 등 신도시에서는 사정이 조금 다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청약에서 인기가 높은 신도시들은 민간건설사 물량은 전용84㎡초과 중대형으로만 공급되는 반면 중소형 평형의 대부분은 임대나 공공분양으로 공급돼 신청이 까다롭고 청약경쟁률도 너무 높다”며 "건설사들이 신도시에서 못 채워진 이들 중소형 수요를 노려 최근에는 오피스텔 평면을 주거용으로 넓혀 구성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광교신도시는 소형주택 부족현상이 두드러진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광교신도시내 공급된 총 2만 3776가구 중 전용면적 60㎡미만의 소형아파트는 6047가구로 총 공급물량의 25%다. 이중에서 민간 건설사가 공급한 물량은 3개 단지, 1825가구뿐이다. 광교신도시 내 총 공급물량의 8%에 해당되는 수치다. 위례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위례신도시에 공급된 아파트 총 1만 8485가구 중 전용면적 60㎡미만의 소형아파트는 3436가구로 전량이 공공분양 물량으로 공급됐다. 서울의 마지막 택지개발지구인 마곡지구 역시 분양된 8142가구 중 전용 60㎡ 미만 주택은 3323가구로 이중 민간건설사에서 분양된 소형주택은 463가구에 불과하다.
광교신도시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48~182㎡ 중대형으로만 이뤄진 '광교 더샵 레이크파크'분양권에 2000만원 이상 붙는 등 소형 오피스텔이 공실률로 고생하는 반면 중대형이 선전하고 있다”며 "비슷한 면적의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하고 청약통장 없이도 분양과 즉시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지난 금요일(30일)에 광교, 위례, 광명역세권지구에서도 비슷한 수요를 노린 분양이 쏟아져 수익률을 따져볼만 하다.
우선 현대엔지니어링이 광교신도시 호수공원 앞에 짓는 '힐스테이트 광교' 주거복합단지 내 오피스텔 견본주택을 지난 30일 개관했다. 투룸과 쓰리룸으로 구성된 주거형 오피스텔이다. 전용 41㎡, 53㎡은 방 2개에 거실과 주방이 별도로 마련되고, 전용 77㎡는 방3개, 거실, 주방이 설계된다. 방+방+거실+방으로 이뤄진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됐고 방과 거실 전면에 테라스가 확보된다.
같은 날, 광명역세권에서 지구 내에는 '광명역 효성해링턴타워 더 퍼스트' 오피스텔이 견본주택을 열었다. 광명역세권 상3-1블록에 지하 5층~지상 18층 전용면적 23~33㎡ 616실로 지어지는 오피스텔이다. 방 2개의 전용 33㎡에는 아일랜드 식탁과 빌트인 냉장고
현대산업개발도 위례신도시 일상3 1-1블록에서 '위례 우남역 아이파크' 오피스텔 견본주택을 개관하고 분양에 돌입했다. 전용면적 19~59㎡ 총 319실로 이뤄졌다. 투룸 75실(전용 28~39㎡), 쓰리룸 57실(전용면적 47~59㎡)이 전체의 41%를 차지하고 있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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