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2일(06:05)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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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이 자회사 GS이니마 매각을 당분간 연기할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로 인해 유로화가 급락세를 보이며 뜻하지 않은 환차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또다른 매물인 파르나스호텔 매각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추진해오던 자회사 스페인 수처리업체 GS이니마 매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유는 환차손 때문이다.
GS건설은 지난 2012년 5월 국민연금 코퍼릿파트너십 펀드와 손잡고 스페인 이니마를 2억3100만유로(약 3400억원)에 인수했다. GS건설과 국민연금 펀드는 GS이니마 지분을 각각 79.6%와 20.4%를 보유중이다.
이후 GS건설은 어려워진 건설업황 탓에 고전하자 지난해 8월 HSBC를 매각주간사로 선정해 GS이니마 매각을 추진해왔다. 재무구조 개선 차원이다.
GS건설은 GS이니마 매각가로 최대 인수가격 대비 30% 가량 높은 3억유로 수준을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유로화 약세로 틀어질 상황이다.
지난해 8월 당시 유로당 원화값은 1340~1360원 수준을 유지했다. GS이니마를 3억유로에 매각했을 경우 매각가는 원화 환산 4000억원이며 이 중 GS건설 몫은 3200억원이다. 현재 GS이니마 장부가 2937억원 대비 10% 가량 이익이 나게 된다.
그러나 최근 유로당 원화값은 장중 한때 1200원선까지 밀리며 지난달 30일 기준 124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인수 당시보다 원화가 유로화 대비 15% 가량 강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 경우 원화환산 매각가는 37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지며 GS건설 몫은 장부가 수준인 298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2년 반간 들인 노력과 금융비용 등을 감안할때 사실상 손해를 보고 파는 셈이다.
아울러 수처리산업의 미래가 밝다는 점에서 매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IB 관계자는 "GS이니마가 인수 직후 부진하던 실적이 이제야 성과를 내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수처리업체 인기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 물 사용량은 인구증가 대비 1.6배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오는 2025년에는 세계인구 절반이 물부족 상황에 직면할 전망이다. 수처리산업이 각광받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최근 GS건설 실적이 턴어라운드 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고 또다른 매물 파르나스호텔 매각이 임박했다는 점도 GS이니마 매각 필요성을 낮추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8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9354억원에 달하던 영업손실을 반전시키는 성과를 이뤄냈다. 아울러 최근 임병용 GS건설 사장이 이달 중으로 파르나스호텔 매각을 마무리짓겠다고 밝힌 점도 고무적이다. 업계에서는 파르나스호텔 매각가로 8000억원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GS이니마 대비 두배 반이 넘는 규모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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