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2일(14:1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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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이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둔 가운데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기관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회사채 흥행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오는 12일 총 3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간사를 맡아 발행 실무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다음 달 14일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한다.
삼성중공업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추진하는 것은 지난 2012년 9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최근 실적은 부진하지만 삼성그룹 '후광효과' 덕에 무리 없이 흥행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오는 5일 회사채 수요예측을 코앞에 두고 암초를 만났다. 신용평가업계에서 삼성중공업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삼성중공업 회사채 신용등급(AA급)을 '부정적 관찰대상(Negative)'에 올리고 등급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세계적으로 조선산업 경쟁 강도가 심해지고 있는 데다, 유가 내림세로 해양플랜트 발주량 감소가 예상돼 앞으로 수익창출력 개선이 쉽지 않다"고 봤다.
이 회사는 "이미 손실이 발생한 프로젝트에서 추가적인 손실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가 하락 추이와 해양플랜트 발주 수준, 삼성중공업 수주 실적 등을 고려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평사들이 회사채 신용등급을 네거티브에 올리면 통상 3~6개월 중에 등급을 조정하는 사례가 많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신평사들이 조선업 업황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쏟아낸 바 있어 올해 삼성중공업 신용등급 하락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 신용등급이 하락하지 않았지만, 수요예측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시장에서 요구하는 금리(발행 금리)는 오르고, 이는 채권가격 하락을 뜻하기 때문이다. 채권을 인수했는데 실제로 신용등급이 하락하게 되면 투자한 기관은 손실을 봐야 한다. 이런 이유로 기관투자자들은 네거티브 딱지가 붙은 회사채 인수를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그룹 후광효과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 강도가 세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연초 이후 대기업 계열 우량 회사채 공급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삼성중공업 회사채 인수에 소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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