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할미새와 딱새가 한 장소에 같이 둥지를 튼데다 서로 먹이까지 나눠먹는 이색적인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조류학계에서도 이번 사례에 관심이 비상한데요.
이혁준 기자가 새들의 정겨운 동거 현장을 소개합니다.
농기계를 덮은 천막 사이로 노랑할미새가 먹이를 물고 바삐 들어갑니다.
쉴새 없이 먹이를 나르는 노랑할미새,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기새들이 먹이를 달라고 졸라댑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둥지가 두개.
딱새와 노랑할미새가 한뼘도 안되는 간격을 두고 둥지를 틀었습니다.
아기새들을 품고 있는 딱새 암컷 옆으로 노랑할미새 부부는 부지런히 먹이를 나릅니다.
노랑할미새 새끼가 먹이를 뱉자 딱새가 슬쩍하기도 하고 노랑할미새가 먹이를 물어와 딱새 새끼에게 주기도 합니다.
먹이가 커서 딱새 새끼가 못먹지만 알콩달콩 두 식구가 사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새끼들이 날기 시작하자 노랑할미새는 열흘 전 떠나고 일주일 간격을 두고 딱새도 사나흘 전 떠났습니다.
한약재를 절단하는 농기계 사용도 미룬 채 한달 반을 지켜본 농기구 주인은 떠난 새들이 그립습니다.
인터뷰: ☎ 정영상 / 전북 남원시
-"농장에 일을 하러 오면 새들이 앞에 나와 있죠. 멀리 안가고 앞에서 오가요. 지금 오면 허전해요. 가버리고 없어서…"
이렇게 서로 다른 종들이 가까이 둥지를 튼 경우는 흔치 않아 조류학계에서도 특별 사례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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