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통영시 산양읍 작은 어촌의 부두에서 바라 본 석양 모습 |
바다는 사시사철 다르다. 여름바다가 사춘기 소녀의 모습이라면, 겨울바다는 성숙미를 물씬 풍기는 여인의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겨울바다로 떠나는 여행길은 언제나 설렌다.
작년 7월 달렸던 그 길을 또다시 달린다. 한번 지났던 기억에 지루함은 덜하다. 경부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로 갈아탄다. 이 여정의 목적지는 바로 통영이다.
↑ 하늘에서 바라 본 경남 통영시 모습. 사진 중간에 정박한 요트가 보인다. |
임진왜란이 끝난 뒤 수군통제영은 육지인 통영으로 이전돼 갑오개혁으로 폐지될 때까지 290년간 유지됐다.
통영IC를 빠져나와 늘 관광객들로 붐비는 통영시내를 휘돌고 운하위에 당동∼보디섬∼미수동을 잇는 통영대교(총 591m, 폭 20m)를 건넌 후 산양해안일주도로로 들어선다.
해안 경치를 즐기며 10여분 달리다 보면 섬 남단의 끄트머리쯤에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조망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 있다. 바로 ‘달아공원’이다. ‘달아‘는 지형이 코끼리의 아래위 어금니와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사람들은 ’달애‘라고도 부른다.
공원 입구 도로변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대고 5분 정도 완만하게 닦인 공원길을 올라가면 관해정(觀海亭)이 나온다.
관해정 그늘 아래 앉아 바다를 내려다보면 대·소장재도, 저도, 송도, 학림도, 곤리도, 연대도, 만지도, 오곡도, 추도 그리고 멀리 욕지열도까지 수십 개의 섬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공원을 뒤로하고 약 1km미터 더 해안도로를 달리면 ‘통영ES리조트’에 다다른다. 지난 2010년 문을 연 통영ES리조트는 이탈리아의 중부 휴양섬인 샤르데니아를 모티브로 지어졌다.
하지만 겨울에 다시 찾은 이곳은 이탈리아 남부 소렌토 반도 앞바다에 위치한 ‘카프리 섬’에 더 가깝다. 온난한 기후와 자연훼손을 최소화한 건축양식이 그렇고, 해안 절벽과 맞닿은 입지와 절경에 푹 빠져 일 년 내내 관광객이 붐비는 것도 닮았다.
리조트 안뜰로 접어들면 1월 한겨울에도 푸름을 간직한 정원과 굽이굽이 도는 언덕길, 타원형 조형물과 구부러진 지붕, 아치형 구름다리, 수평선과 맞닿은 실외 수영장이 눈을 사로잡는다. 이곳에 ‘경직’이란 없다.
이곳은 산꼭대기에 자리하고 있어 차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불편을 없애기 위해 리조트 안에 이탈리안 레스토랑, 한식당, 편의점, 노래방&탁구장이 마련돼 있다.
또 야외 공연장(비어가든)과 야외 수영장, 생태연못, 전망대 같은 휴식 및 놀이공간도 있어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의 만족도도 높였다.
↑ 통영 바다에서 내려다 본 "통영ES리조트". 산 정상에 지어져 마치 이탈리아의 해상 마을을 보는 듯 하다. |
한식당 ‘달아’는 각종 해산물이 들어간 찌개며 전골이 일품이다. 평소 해산물을 즐기는 이라면 멍게비빔밥을 추천한다. 남해바다를 내려다보이는 야외테라스에서 즐기는 식사는 이미 식도락가들 사이에 정평이 나있다.
통영ES리조트의 객실은 두 가지다. ‘로맨틱룸’과 ‘로얄룸’이 그것이다.
로맨틱룸(전용면적 66㎡)은 아이를 동반한 젊은 부부나 연인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전 객실에서 한려수도 전경을 감상할 수 있고, 4인 가족이 머물 수 있는 1개의 한실을 포함한 객실과 연인 또는 부부용 원룸타임으로 나뉜다.
로얄룸(전용면적 115㎡)은 대가족이 이용하기 적합하다. 로얄룸 역시 전객실 발코니를 통해 한려수도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1개의 침실과 1개의 한실, 거실 등으로 이뤄진 기본구조와 2개의 침실이 있는 스페셜룸이 있다.
클럽 ES리조트(www.esresort.co.kr)는 제천과 통영 두 곳을 이용할 수 있는 특별회원을 모집 중이다. 이용자가 몰리는 주말에는 회원만 이용할 수 있도록 회원전용제도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ES리조트는 최근 제천과 통영에 있는 모든 객실의 리모텔링을 추진함과 동시에 제3체인으로 제주도 개발을 시작해 법인업체를 대상으로 특별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분양상품은 패밀리형(3140만원)과 로얄형(4200만원)이 있으며, 일시불 가입 시 할인혜택과 함께 계약 즉시 제천과 통영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먹을거리 많기로 전국 최고, 통영
볼거리, 먹을거리가 유난히 많기로 유명한 경남 통영은 해맞이 축제를 포함한 다양한 행사를 즐기려는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특히, 매년 해맞이 명소로 손꼽히는 통영 해맞이축제는 가족과 친구, 연인이 가볼 만한 경남도 관광축제로 많은 여행객들이 붐빈다.
그 밖에 통영의 손꼽히는 관광명소인 동피랑 벽화마을과 해저터널도 많이 찾지만 많은 여행객들이 ‘통영’하면 떠올리는 것이 바로 ‘충무김밥’이다.
통영의 대표음식인 충무김밥은 부담없는 가격에 푸짐한 양으로 통영을 찾은 겨울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먹거리 중 하나다.
꿀빵도 빼놓을 수 없다. 부산시에는 자갈치시장 부산해물빵, 영도 조내기빵, 해운대 하이빵 등 지역 대표 빵은 있지만 경주 황남빵, 간절곶 해빵, 통영 꿀빵 같은 전국 대표 빵은 없다.
통영 꿀빵은 앙금을 채운 반죽을 기름에 튀긴 뒤 물엿에 담갔다가 깨를 뿌려 완성하는 맛깔 난 빵이다. 전국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지갑을 여는 것은 달콤한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맛깔스런 모습 때문이다.
↑ 통영의 별미음식.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통영꿀방, 빼떼기죽, 통영우짜, 시락국 [사진출처: 통영관광포털] |
된장을 푼 물에 멸치나 장어로 육수를 내 이틀 이상 푹 고아 깊은 맛을 우리는데 밥을 말아 후루룩 가볍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해 숙취 후 속을 달래는데 이만한 것이 없다.
김이나 다진 고추 등을 넣고 칼칼하게 끊여 맛을 더하기도 한다. 직접 덜어먹는 각종 반찬도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다양한 바다 먹을거리에 밀려 한 때 잊힐 뻔 했지만 통영 사람들이 인정하는 추억의 맛 1순위는 바로 ‘빼떼기죽’이다. 고구마를 바로 썰어 말리기도하고 한번 쪄서 말리기도 한다. 고구마 말린 것을 이곳에서는 ‘빼떼기’라고 부른다.
죽은 빼떼기에 팥, 강낭콩, 찹쌀 등을 함께 넣어 끊이는데, 한번 말랐다가 다시 푹 퍼진 빼떼기는 생고구마보다 훨씬 깊은 단맛을 낸다. 욕지도 등 섬에서 나는 고구마가 특히 맛이 좋은데 빼떼기 한 조각 입에 넣고 우물우물 녹여 먹는 맛도 별미다.
가볍게 한끼를 떼우고 싶다면 ‘통영우짜’를 먹어보길. 이름 그대로 ‘우동’에 ‘짜장’소스를 얹어낸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음식이다. 우동도 먹고 싶고 짜장도 먹고 싶은데 ‘우짜노?’에서 유래됐단 설도 있다.
우동국물을
[경남 통영 =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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