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지분을 5% 이상 신규 보유하거나 지분을 2%포인트 이상 늘렸다고 공시한 종목은 총 22개다.
신영자산운용이 티에스이 등 3개 종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대웅제약 등 3개 종목, KB자산운용이 현대리바트 등 4개 종목, 삼성자산운용이 디와이파워 등 3개 종목 지분을 크게 늘렸다. 이들은 가치주나 중소형주 펀드로 1조원 안팎 자금을 굴리는 운용사다.
중소형주 수급에서 영향력이 큰 자산운용사들이 올 들어 매수한 종목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중소형 지주회사다. 신영운용이 한라홀딩스와 한진중공업홀딩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아세아, 알리안츠자산운용이 한솔홀딩스 지분을 각각 크게 늘렸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 실적이 비교적 좋은 편은 아니지만 주가 밸류에이션이 대부분 낮고 지주회사로서 배당 확대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지주회사는 비상장 자회사의 실적 모멘텀으로 재평가가 이뤄져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이어갈 것”이라며 “정부의 배당 증대 정책 등으로 지주회사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큰손들은 금속이나 기계, 건자재, 상사 등 전통산업에서 저평가된 종목들도 집중적으로 늘렸다. 신영운용은 반도체 검사장비업체 티에스이, 삼성운용은 유압기계 전문업체 디와이파워와 에탄올 생산업체 창해에탄올 지분을 각각 5% 이상으로 늘렸다. 한국밸류운용은 자동차 금형제작업체 탑금속과 제약업체인 대웅제약 지분을 5% 이상으로 확대했고, 종근당 지분도 2%포인트 이상 늘렸다.
이 밖에 KB자산운용은 현대리바트 피에스케이 현대종합상사 금강공업, 트러스톤운용은 효성오앤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LG상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흥아해운 등 지분을 각각 2%포인트 이상 확대했다.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실 상무는 “올해도 대형주는 쉽지 않고 중소형주 중심으로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제 가구업체와 비교했을 때 가격 대비 품질 수준이 높은 대형 가구업체(현대리바트), 알루미늄폼 사업으로 기업 체질을 완전히 바꾼 건자재업체(금강공업) 가운데 저평가된 종목 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운용사들은 지난 1월 24개 종목에 대해서는 보유 지분율을 2%포인트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자산운용은 5% 넘게 들고 있던 우신시스템을 완전히 처분했고, 머스트투자자문도 7% 이상 보유했던 KCW 지분을 완전히 털어버렸다. KB운용은 유비벨록스 지분을 7.32%포인트, 트러스톤운용은 C&S자산관리 지분을 4.61%포인트, 신한BNP파리바운용은 디와이 지분을 4.61%포인트 각각 축소했다.
운용사들이 지분 축소에 나선 종목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진 종목이 상당수다. 지난달 운용사 보유 지분율이 2%포인트 이상 낮아진 종목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32.2배로 집계됐다
자본시장 큰손인 국민연금은 올 들어 한진칼 한국콜마 영원무역 아세아시멘트 신세계인터내셔날 NHN엔터 등의 누적 지분율을 10% 이상으로 늘렸다고 공시했다. 이들은 국민연금이 기존에 10% 가까이 보유했던 종목으로 실제 지난달 추가로 확보한 지분은 1% 안팎 수준이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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