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대표기업들의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 보유분을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그룹 상장사 3곳 중 2곳에서 이러한 국민연금 지분율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다음달 결산주총을 앞두고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1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그룹 191개 상장사의 국민연금 주식투자 현황(지난달 16일 이전 공시 취합)을 조사한 결과 국민연금이 지분을 보유한 107개 회사 가운데 64개(59.8%)의 국민연금 지분이 대주주 일가보다 많았다.
SK·LG·GS 등 지주회사 체제 12개 그룹과 상장사가 없는 부영, 국민연금이 투자하지 않은 현대그룹·동국제강, 총수 일가가 없는 포스코 등 20개 그룹을 빼고 10개 그룹으로 범위를 좁혀도 국민연금 지분율이 대주주 일가를 능가하는 회사가 32개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호텔신라·롯데푸드 등 8개 기업은 국민연금이 단일 최대주주 지위에 올라 있다.
특히 삼성그룹은 국민연금이 주식을 보유한 13개 상장사 모두 대주주 일가보다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았다. 삼성전자는 7.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다. 이건희 회장(3.38%)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0.57%) 등 대주주 일가 지분율은 4.7%로 국민연금의 60% 수준이다. 삼성그룹 순환출자의 핵심 기업인 삼성물산도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 측은 “이 자료는 대량 보유지분 공시를 취합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기업별로 공시 시점이 다르고 실제 연금의 보유 지분과는 최대 1%포인트 격차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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