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11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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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신속인수제)을 받고 있는 한라가 올해 부채 상환을 앞두고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건설 공사를 마치고 받을 미래 현금흐름(매출채권)을 유동화해 총 7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11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한라는 200억원 규모 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ABSTB는 구조화채권 중 하나로, 회사가 매출채권 등 자산을 기초로 단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증권이다.
한라가 기초자산으로 넣은 것은 공사를 마치고 발주사로부터 받을 대금(공사대금채권)이다. 한라는 지난해 10월 현대백화점이 발주한 현대프리미엄아웃렛 송도점 건설 공사를 진행중이다. 이 공사는 2016년 3월까지 진행된다. 공사 총액은 약 1630억원이다.
앞서 한라는 지난 1월에도 같은 기초자산을 담보로 500억원 규모 ABSTB를 발행한 바 있다. 이번 ABSTB 발행으로 한라는 현대프리미엄아웃렛 공사로부터 총 700억원을 조달하게 됐다.
한라는 조달한 자금을 부채 상환과 단기 운용자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라는 지난 2013년 이후부터 정부가 지원하는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활용해 만기 부채를 상환해왔다. 지난해 9월까지도 신속인수제 도움을 받아 만기를 넘겼다. 신속인수제는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운 기업들 회사채를 정부(산업은행)가 대신 인수해주는 제도다.
업계에서는 올해 한라가 신속인수제를 신청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만기 부채를 상환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한라가 상환해야하는 회사채 규모(942억원)가 지난해(3535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내부 보유 현금은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3월말 기준 한라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800억원 규모다. 최근 한라가 지난해 영업이익이 372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고 공시했지만 실제 현금 증가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한라는 오는 3월 29일 150억원을 시작으로 8월 27일 792억원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에 ABSTB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오는 3월 만기 부채를 갚은 이후 추가 자금조달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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