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와 현대차 포스코 LG생활건강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 주총이 이날 예정됐다.
국내 주식시장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총에선 현직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다. 양사 대표이사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윤갑한 현대차 사장의 임기 3년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각각 표결 처리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주총에선 외국계 주주들을 중심으로 한국전력 서울 삼성동 용지 고가 매입 논란에 따른 문제 제기가 쟁점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일부 외국계 기관들이 윤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들 기관은 한전 용지 매입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중공업, 포스코 주총에도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어떤 방식으로든 실적 부진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00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냈다. 포스코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8.9% 감소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의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실적 부진이 본격화한 작년 하반기 구원투수로 대표이사직에 각각 취임한 터라 직접적인 비판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다. 다만 경영 정상화와 관련해 어떤 청사진을 주주들에게 제시할지가 관심사다. 작년 3월 회장에 취임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도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금 부과 등 일회성 비용 발생에 따라 작년 순익이 급감했다는 점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지가 3년 유예된 섀도보팅 제도에 대한 관심도 높다. 섀도보팅 제도란 상장법인의 원활한 주총 진행을 위해 회사 측이 요청하면 예탁결제원이 의결 결과에 영향이 없도록 중립적으로 예탁된 주권의 의결권을 대신 행사하는 제도다. 지난달 금융위원회에서 개정된 관련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소액주주(지분율 1% 미만)들의 지분율(보통주 기준) 합계가 66% 이상인 상장사에 대해 섀도보팅 제도가 적용된다.
올 주총 시즌엔 ‘주주행동주의’도 화두로 부상할 전망이다. 주주행동주의란 주주들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주주제안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나서는 행위를 말한다.
이들 주주행동주의 미국계 기관투자가들이 한국 시장에 본격 상륙하면서 한국 자본시장 문화에선 다소 생소한 주주행동주의가 올 주총부터 본격화할 조짐이 감지된다. 경동도시가스 주요 주주인 피델리티노스스타펀드와 노르웨이중앙은행투자관리처(NBIM)는 배당금 증액과 자사주 매입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경동가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400억여 원으로 시가총액(3624억)과 맞먹는 수준이다.
동일산업도 디멘셔널펀드 어드바이저, 본토벨 자산운용 등 해외 기관들이 배당금 증액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에 나섰다.
대주주 측과 기관투자가 간 소송전이 예상되는 곳도 있다
[오수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